Features 1 minute 2024년 1월 16일

냉면? 차가워도 겨울에 먹습니다.

제철에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름에 흔히 먹는 평양냉면은 정말 여름에 제일 맛있는 걸까요? 사시사철 끓여낼 수 있는 고기 육수를 차갑게 식혀서 곁들이다 보니, 더위를 쫓아내고 싶은 여름에 많이 찾습니다. 하지만 그 육수와 함께 먹는 면은 메밀로 만들어지고, 그 메밀의 수확 철은 여름이기도 하지만, 겨울이기도 합니다.

겨울에 먹으면 더 맛있거나, 추운 계절에 더 어울리는 음식이 무엇인지 떠올릴 때면, 몸을 바로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음식을 먼저 생각해 보게 마련입니다. 다양한 국물 요리가 제일 먼저 떠오르겠지만, 요리의 형태가 아닌 요리의 재료를 생각한다면, 메밀을 꼽을 수 있습니다.

메밀은 보통 갈아서 면으로 만드는데,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널리 먹는 평양냉면은 차가운 메밀면이고, 어복쟁반에 넣고 끓인 건 따뜻한 메밀면입니다. 얇게 부쳐 낸 메밀 전병을 먹기도 합니다. 메밀전병 안에는 김치나 각종 야채를 넣어서 속을 채우기도 합니다. 수확 후 연중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하기도 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갓 수확한 메밀이 나올 때, 더 진하고 고소한 메밀의 향을 느끼면서 식사할 수 있습니다.

메밀은 생육 기간이 두 달에서 세 달 정도로 짧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밭에서 두 번 심어서 두 번 수확하기도 합니다. 봄에 파종한 메밀은 여름에 수확하고, 수확하자마자 다시 파종한 메밀은 늦가을에 수확합니다. 전통적으로 산간지방에서 주로 재배한다고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더 따뜻한 남부지방, 특히 제주도에서도 최근 널리 재배하고 있습니다. 빠른 파종과 수확이 가능하다 보니, 연초에 재배를 시도한 작물이 흉작일 경우, 같은 땅에 빠르게 메밀을 대체해서 심고 수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메밀을 재배하는 강원도 봉평이나 제주에서, 메밀꽃이 하얗게 피는 늦봄과 초가을에 메밀 축제를 진행해서 다양한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메밀면을 선보이는 다양한 식당을 소개합니다. 차가운 평양냉면을 선보이는 곳으로는 남포면옥, 봉밀가, 봉피양, 우래옥, 정인면옥, 진미 평양냉면, 평양면옥, 필동면옥이 있습니다. 이 중 남포면옥, 정인면옥, 진미 평양냉면, 평양면옥은 따뜻한 육수에 메밀면을 넣고 끓여 먹을 수 있는 어복쟁반 또한 제공합니다.

어떠한 정해진 틀이 없이 막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막국수 또한 메밀로 만듭니다. 양양 메밀 막국수에서는 냉면과 다르게, 김 가루가 가득 올라간 차가운 국수를 선보입니다. 빨간 고추장 양념에 무친 생선회가 올라간 메밀국수도 인기입니다.

일본에서 먹는 메밀국수인 소바에서 영향을 받고 우리나라 사람의 일반적인 입맛에 맞게 변형한 음식을 내는 미진유림면도 있습니다. 일본식 소바를 내는 미나미, 미미 면가, 스바루 또한 겨울에도 단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겨울 햇메밀의 고소함, 이번에는 어디서 맛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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