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일의 미쉐린 그린스타이자 원 스타 레스토랑 피오또의 김지혜 셰프는 2018년, 회복이라는 단어가 몸에 새겨지던 시기에 콤부차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그녀는 몸을 위한 음식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시기 해외에서 직접 콤부차를 만들어 마시는 이들의 이야기가 조용히 그녀의 식탁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그녀는 온전히 처음부터 시작하고자 했습니다. 시판용 스코비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살아 있는 균이 든 콤부차를 어렵게 구해 스코비부터 직접 길렀습니다. 그 과정은 유튜브와 해외서적을 참고하며 온도, 당, 베이스 티의 밸런스를 잡는 수많은 시행착오로 점철되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라는 시간의 실험 끝에, 그녀의 부엌에는 작고도 단단한 생명이 조용히 자리 잡았습니다. 그것이 피오또의 콤부차입니다.
이 콤부차는 계절의 흐름처럼 쉼 없이 이어집니다. 계절이 바뀌고, 코스가 달라질 때마다 셰프는 다시 테이블 위의 발효를 응시합니다. 산미는 부드러워지고, 당도는 한 걸음 물러서며, 발효의 향은 조심스레 음식의 곁으로 다가섭니다. 매일의 맛을 확인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 이어집니다.
피오또의 콤부차는 음료(飮料)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시간의 결, 손의 온기, 그리고 계절이 고요히 쌓여 있습니다. 농장의 기후와 흙의 기척이 고스란히 배어든 액체는 여름과 가을의 작물을 겨울과 봄으로 옮기는 징검다리가 됩니다. 2주간 짧게 숨 쉬듯 발효되거나, 길게는 1년 가까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진해집니다. 그 시간 속에서 날카롭던 산미는 부드러워지고, 향은 기억처럼 오래도록 남습니다. 그렇게 피클이 되고, 불 앞에서 향을 더하는 조미가 됩니다.
그 저장 또한 한결같지 않습니다. 콤부차와 소금으로 절인 작물은 다시 마르고, 가루가 되고, 또 다른 음식의 언어로 태어납니다.
피오또의 콤부차는 시중 제품과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 차이는 뚜렷합니다. 탄산과 향료, 유통을 전제로 만들어진 음료와, 한 송이 장미를 말려 차처럼 우려낸 뒤 당과 스코비를 넣어 처음부터 발효를 시작한 콤부차는 닮을 수 없습니다.
희석하지 않은 원물의 결은 다루기 까다롭지만, 그만큼 풍부합니다. 매일의 미묘한 차이를 들여다보며, 그날의 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지점을 찾아갑니다.
이 모든 과정은 피오또가 따르는 리듬과 닮아 있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농장입니다.
햇빛과 흙, 바람과 병충해를 지나온 작물은 테이블 위에서 다시 시간의 언어로 바뀝니다.
메뉴도, 콤부차도, 계절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흐름을 따르고, 자연의 숨을 되새기며 흘러갑니다.
피오또의 장미 콤부차
- 말린 장미꽃잎 15~20 g
- 건강한 스코비(시판 스코비 구매 가능), 스코비 액
- 비정제 원당(유기농 설탕 등 대체 가능)190~200g
- 생수2L(정수기 물도 가능)
1. 물 500ml를 끓여줍니다.
2. 유리병에 계량한 비정제 원당과 장미꽃잎, 끓인 물 500ml를 넣고 원당이 잘 녹도록 저어줍니다.
3. 5분 정도 식히며 장미꽃잎이 잘 우러나면 장미꽃잎을 걸러내 줍니다.
4. 남은 생수 1500ml를 넣고 미온이 되면 스코비와 스코비 액을 넣어 잘 저어줍니다.
5. 유리병 입구에 면보를 덮고 고무줄로 단단히 막아줍니다. 공기는 통하되 벌레들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줍니다.
6. 실온(18~26도 정도)에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공기가 통하는 곳에 두고 1차발효를 약 5일~10일까지 체크하며 발효시킵니다. (체크하며 너무 많이 병을 움직일 시 새로운 스코비가 잘 생기기 어려우니 최대한 움직임은 덜 가지도록 합니다.)
7. 1차 발효 중 나무 스푼을 이용하여 맛을 보고, 발효향과 남은 당분의 맛이 원하는 정도로 발효가 된다면 걸러줍니다.
8. 걸러낸 1차 발효액을 밀폐가 되는 유리병에 담고 2차 발효를 약 3일~5일 동안 냉장고에서 발효를 합니다. (실온에 발효시 산미와 탄산이 생길수 있습니다. 원하는 취향 껏 실온과 냉장고 발효를 진행합니다.)
9. 2차 발효시 원하는 플레이버를 첨가 가능합니다. 피오또에서는 장미와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을 넣을 때도 있습니다.
10. 2차 발효도 맛을 보고 원하는 맛이 되었다면 냉장보관하며 음료로 먹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