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2스타
껍질만 살짝 익힌 보리새우 사시미가을의 코드: 보리새우, 바다의 단맛
최상의 식재료를 찾아 궁극적으로 절제하는 조리법, 코지마 박경재 셰프의 지향점 입니다. 그의 요리를 먹을 때는 온 감각을 기울이게 됩니다. 코지마의 가을은 보리새우가 물들입니다. 이 새우는 봄 여름에도 나오긴 하지만 가을이 으뜸입니다. 9월에서 11월 중순까지 나오는 양도 많고 살점이 쫀득하니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돕니다. 이런 식재료에는 무엇을 더 손댈 것이 없습니다. 겉만 살짝 익혀서 붉은 색감을 입히는 것 외에는요. 남해나 통영 부산 가을 바다의 맛입니다.
갯장어와 송이 맑은국
가을의 코드: 송이, 갯장어 청유자, 고요한 울림
버섯이 나올 무렵 박경재 셰프는 양양을 여행합니다. 송이는 직접 확인해야 마음이 놓입니다. 송이가 좋아서 맑은국 외에 굽거나 덴푸라를 하기도 합니다. 9월에 나오는 갯장어를 부드럽게 익히고 송이와 곁들여 냅니다. 고흥에서 올라온 청유자 향이 단정한 정점을 찍습니다.
MUOKI,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1스타
전복 abalone가을의 코드 : 전복, 홍합, 배, 감, 참나물, 바다와 들녘 사이로
계절의 시인, 식재료의 뉘앙스를 함축하듯 요리하는 무오키의 박무현 셰프. 그는 가을에 채취한 전복을 부드럽게 조리하여 홍합을 진하게 졸인 소스로 풍미를 끌어올렸습니다. 바위에 부서지며 냉혹해지는 바다는 그 속 내음을 전복으로 표현합니다. 홍합의 풍미도 가을에 가장 진해집니다. 서늘한 바다를 따스하게 감싸는 것은 들녘입니다. 산뜻하게 볶은 참나물과 과즙이 풍부한 배를 배치합니다. 저녁놀로 붉게 물드는 감은 절여내고 땅의 기운을 담은 샐러리악은 퓨레로 만들어 곁들입니다. 서럽도록 시원한 바다의 기풍이 전복과 홍합에 담기고 대지의 품에서 익어간 과일과 채소는 우아한 소나타를 연출합니다. 각각을 먹었을 때 느끼지 못하는 이 하모니는 상상을 뛰어넘는 풍미로 기억됩니다. 짧아서 더욱 찬란한 가을.
무화과 Fig
가을의 코드 : 무화과, 헤이즐넛, 단풍, 결실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이라는 무화과는 한국의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재배되어 8월부터 10월까지 수확하는 가을 과일로 자리잡았습니다. ‘무화과 나무 아래’ 라는 표현은 번영과 평화를 상징합니다. 무오키의 가을 디저트는 무화과를 소르베와 스피어로 재현했습니다. 무화과가 여신이라면 고트치즈와 프로마쥬 블랑의 무스는 드레스가 되어 아름다움을 완성합니다. 캬라멜라이즈 한 헤이즐넛과 단풍을 표현한 메이플 튀일이 먹는 이의 시각과 후각마저 가을의 오솔길로 이끌어 갑니다. 더불어 크럼블과 블랙 커런트 소스는 경쾌한 여행을 갈무리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한입에 넣으면 톡 하고 터지고 바삭하니 부서지며 가을의 아늑함이 한가득 퍼집니다.
에비던스 Evidence,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선정
카펠리니, 전복 계절야채와 함께 Capellini with Abalone, seasonal vegetable가을의 코드 : 전복, 배추, 무, 시금치, 고향의 어머니
사랑의 순간을 파스타로 표현하는 이태우 셰프는 가을의 포옹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유년 시절 어머님은 명절 후 남은 나물과 찬으로 비빔국수를 해주셨습니다. 기억의 습작을 마치고 가을풍 콜드파스타를 선보입니다. 어머님 비빔국수에 대한 오마쥬라 할까요. 히야시 소면에 가을 전복과 한국 정서의 나물, 쯔유를 조합합니다. 이태우 셰프는 가을이 되면 배추와 무, 전복이 그렇게 좋습니다. 고유의 풍미와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이기에. 들기름을 바르고 다시마에 감싸 부드럽게 찐 전복에, 배추와 무 그리고 시금치 나물을 곁들입니다. 쯔유는 미역국에서 착안해서 만들었습니다. 호주산 와규, 미역, 진간장, 들기름으로 아주 진하게 끓인 미역국 베이스에 쌀식초와 전분을 배합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풍미의 쯔유입니다. 에비던스의 콜드파스타는 주로 카펠리니를 씁니다. 면의 부드러운 탄성 안에 전복 야채가 어우러지고 미역국의 감칠맛 마저 감도는 가을 파스타 입니다.
토르텔리니, 오리와 가을버섯의 협연 Tortellini with Duck and Autumn mushroom
가을 코드 : 능이버섯, 잎새버섯, 블랙트러플, 오리, 가을산의 그리움
가을산에서 버섯들이 향을 머금고 시장으로 쏟아집니다. 이태우 셰프가 능이버섯의 고유한 향미에 가슴 설레는 시간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날씨가 싸늘해지면 “토르텔리니 브로도”를 즐깁니다. 고기 국물에 담궈 먹는 라비올리 메뉴입니다. 이태우 셰프는 오리, 능이버섯 백숙을 모티브로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오리와 능이버섯을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오리 다리살을 채운 토르텔리니 입니다. 능이와 더불어 잎새버섯을 숯에 구워 훈연의 묘미를 더했고, 블랙트러플을 갈아 올렸습니다. 한국의 버섯과 타국에서 온 버섯이 만나 풍미가 극대화 됩니다. 여기에 4일간 드라이 에이징한 오리를 스테이크로 따로 내어드립니다. 소스는 블랙트러플과 포트와인으로 만들어 냅니다. 두 가지 음식을 한입에 넣기를 추천합니다. 오리 가슴살과 토르텔리니 국물의 버섯향이 올 가을을 물들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