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le Gastronomy 2024년 6월 15일

지속 가능한 미식을 위한 끝없는 여정, 피오또: 자연이 지휘하는 미식의 향연

계절, 환경 그리고 기후를 따라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피오또를 만나다.

경북 영천의 ‘선원농장’에서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피오또까지, 이곳의 미식은 단순한 요리가 아닌 철학입니다. 피오또의 셰프 부부, 이동호 셰프와 김지혜 셰프는 계절과 기후에 맞춰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며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일과가 달라요. 짧게는 한 달 또는 주마다 바뀝니다. 5월과 6월에는 주로 잡초를 제거하고 수확 시기를 살피는 것이 주 업무예요. 주로 휴무일에 농장일을 하지만 영업일에도 새벽에 농장에 가서 수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김지혜 셰프는 설명합니다. 피오또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미쉐린 가이드 그린스타로 선정된 레스토랑으로,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을 실천하며 환경 발자국을 줄이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이동호(35), 김지혜(33) 셰프가 경북 영천에 위치한 선원농장에서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좌측부터 이동호(35), 김지혜(33) 셰프가 경북 영천에 위치한 선원농장에서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피오또의 철학


피오또의 재료들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하나의 서사가 됩니다. 이동호 셰프는 "우리의 요리는 재료에 근간을 둡니다. 우리의 근본은 자연에 있습니다."라며 재료의 신선함과 진정성을 강조합니다. 피오또에서 재배한 호박류, 감자, 그리고 고구마는 대부분 온도 조절을 통해 늦겨울까지 사용됩니다. 하지만 노지 재배이기 때문에 때로는 여름과 가을에 수확한 작물을 저장해 겨울까지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리거나 파우더로 만들거나 발효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존하여 겨울철에도 사용하고, 다음 수확 때까지 1년간 사용합니다. 작년에는 이런 방식으로 풀어냈지만, 올해는 또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셰프는 덧붙였습니다. 환경과 기후의 변화는 피오또에게 항상 재료를 새롭게 풀어내야 할 과제를 줍니다. 셰프들은 손님들에게 농장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며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요리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김지혜 셰프는 "피오또에는 야채 메뉴가 많습니다,"라며 간혹 야채를 싫어하는 손님들이 오셔서 ‘이 야채가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선원농장에서 재배한 가지
선원농장에서 재배한 가지

재료의 이해와 테크닉의 조화


피오또의 요리 방식은 재료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가지가 여름에는 하늘하늘하고 수분이 많지만, 가을이 되면 껍질이 두꺼워지고 맛이 달라집니다. 여름 가지는 층층이 쌓아 가지 라자냐를 만들고, 가을 가지는 껍질을 벗겨 파우더로 만들어 사용합니다."라고 김지혜 셰프는 전합니다.

이동호 셰프는 "재료가 나오면 그 재료를 먹어보고 어울리는 것들을 찾습니다. 옛날에는 테크닉에 중점을 두고 재료를 찾았지만, 지금은 재료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테크닉을 적용합니다. 농장에서 재배한 재료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다 보니 요리의 근본적인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라고 덧붙입니다.

피오또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결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친환경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농장에서 나오는 잔여물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입니다. 예전에는 시중에서 구매한 재료의 겉잎이 시들어 있었지만, 농장에서 직접 가져오면 이를 신선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김지혜 셰프는 말합니다.

좌측부터 이동호 셰프, 23개월 된 이지우, 그리고 김지혜 셰프가 선원농장에서 함께 산책 중이다.
좌측부터 이동호 셰프, 23개월 된 이지우, 그리고 김지혜 셰프가 선원농장에서 함께 산책 중이다.

새로운 도전과 목표


최근 피오또는 영천에 있던 농장을 부산 근처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농산물의 신선도를 극대화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여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함입니다. 김지혜 셰프는 "농장을 집 가까이로 옮기면 더 자주 확인하고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신선함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동호 셰프는 "저희가 요리를 시작하면서 로컬 재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6-7년 전인데, 그때부터 미쉐린 3스타 셰프들보다도 그린 스타 셰프들을 동경했습니다. 그린 스타를 받게 되면서 우리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부산 달맞이길 초입에 위치한 피오또에서 김지혜 셰프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 달맞이길 초입에 위치한 피오또에서 김지혜 셰프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셰프와 손님 간의 친밀한 소통


피오또는 단 하나의 긴 테이블과 오픈 키친이 있는 레이아웃으로 고객들과 보다 밀도 있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지혜 셰프는 "손님들에게 재료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농장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사용하여 식사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음식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이동호 셰프는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들을 손님들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그 품질과 매력을 어떻게 설득할지 항상 고민합니다. 진정한 열정과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노력이라면 결국 그 가치를 알아줄 사람들을 만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피오또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손님들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독특하고 의미 있는 다이닝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손님을 좀 적게 받고 더 열심히 일하면 됩니다."라고 이 셰프는 웃으며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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