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의 봄, 그린스타 셰프의 영감과 요리
산나물과 버섯을 요리하는 황금콩밭 윤태현 셰프
태백산맥의 대지와 바람 지속가능한 미식
지속 가능한 미식은 자연으로부터 뿌리내립니다.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의 반도국으로 대륙과 해안을 동시에 접하고 있기에 다채로운 식재료가 생산됩니다. 특히 국토면적의 70%이상이 산지인데 요추를 이루는 태백산맥은 한국 음식의 요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편마암과 화강암이 교차된 지반과 퇴적층 흙산이 공존하기에 지역 식재료들은 다채로운 맛과 향, 영양을 지닙니다. 특히 이 지역의 산나물과 버섯은 한국 음식의 저변을 형성합니다. 자연이 내어주고 사람에게 이로운 음식, 한국의 레스토랑은 봄이 오면 산나물을 테이블에 올리는 준비로 설랩니다.
미쉐린 그린스타 황금콩밭 윤태현 셰프의 영감
콩과 채식 기반의 미식으로 지속 가능한 음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레스토랑 황금콩밭, 윤태현 셰프는 2021년~22년 2회에 걸쳐 미쉐린 가이드 서울 그린스타로 선정된 곳입니다. 윤태현 셰프는 특히 한국 전역의 콩을 품미하여 가장 뛰어나고 풍부한 떼루아를 발견, 이를 두부로 빚어내어 현지 미식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윤태현 셰프는 작년과 올해에 이어 나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만큼 산나물을 사랑하고 다채롭게 요리로 활용하는 민족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동일 나물도 태백산맥의 남쪽과 북쪽, 영서 지방과 영동 지방의 기후 조건, 지형 조건이 다르기에 떼루아가 다름을 깨달았습니다. 오랜 공력으로 연구해온 발효 기법과 자연의 산나물이 어우러진 그의 요리는 심플하지만 사람의 몸에 이롭고 풍부한 향과 생명력의 정수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건국 신화로부터 등장한 역사 깊은 나물 – 쑥과 달래
단군신화에서 여성성으로 표현된 웅녀는 쑥과 마늘을 먹고 곰에서 사람으로 변합니다. 이때 마늘은 지금의 달래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두 나물은 한국의 역사와 정서에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겨우내 언 땅을 녹이고 가장 먼저 움트는 이 두 나물은 풍부한 향기와 맛, 식감을 지닙니다. 쑥은 나물 무침으로도 먹지만 국에도 좋고 떡이나 차 등의 다식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습니다. 해안가에서는 도다리쑥국으로 끓여 먹기도 하지만 해산물이 부족한 내륙에서는 된장국으로 즐겨 먹습니다. 달래는 특이하게 뿌리, 줄기, 잎을 통으로 먹는 나물입니다. 특유의 알싸한 향과 아삭한 식감이 간장과 잘 어울리며 무침이나 양념장의 재료로 활용됩니다. 두부와 특히 잘 어우러집니다.
향이 그윽하고 부드러운 식감 - 방풍나물과 잎새버섯
방풍나물은 잎이 핵심입니다. 여린 새싹을 멥쌀과 함께 쑨 죽이 맛있습니다. 허균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향기로운 음식으로서 으뜸이라 소개한 방풍죽은 해풍을 맞고 자란 갯방풍입니다. 죽뿐만 아니라 데쳐 된장으로 간을 한 방풍된장무침도 훌륭하며 방풍이 많이 날 때 장아찌를 담아두어 일년 내내 즐기기도 합니다. 잎새버섯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입니다. 나무의 껍질에 있는 당을 자체 효소로 분해시키고 균사체를 형성합니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항암음식으로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이 파스타나 국수에도 어울리며 튀김으로도 좋습니다. 장아찌를 만들면 자연의 생명력을 일년 내내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의 봄은 산나물로부터 시작됩니다. 태백산맥의 태백산, 설악산, 오대산 등 남에서 북으로 순차적으로 나물이 하나 둘 출하되기 시작하며 그 풍미와 영양은 한국의 미식에서 대체 불가한 가치를 지닙니다. 윤태현 셰프의 음식은 맑고 향기로워 미식가들의 마음에 한점 여운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