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2 minutes 2023년 7월 5일

여름 휴가에 떠나는 산뜻한 소바 여행

무더위와 함께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시즌입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선정한 서울의 소바 전문점 3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윽한 메밀향과 감칠맛 나는 쯔유의 향연. 올 여름 더욱 신선한 맛과 개성으로 짜릿한 황홀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호로록 소리 내어 소바를 먹다 보면 입술부터 시원하고 마음이 청량해 집니다. 마치 숲 속 개울가에 발을 담근 것 처럼요. 무더위와 함께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시즌입니다. 복잡한 수고 없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여행길이 있으니 바로 미쉐린 가이드에서 선정한 서울의 소바 전문점 투어. 올 여름 더욱 신선한 맛과 개성으로 새로운 기쁨을 선사할 것입니다.

서울 스타일의 경쾌한 바이브

미미면가


심플하면서도 멋있고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소바전문점 미미면가. 강남구 신사동 소재로 2012년 오픈하여 올해로 11년째 업력을 쌓아가는 곳입니다. 장승우 셰프는 오픈 첫날부터 오늘까지 손님께 보다 맛있는 소바 한그릇으로 행복감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쫄깃한 면발, 채수의 깊은 풍미가 우러나는 육수

미미면가 오픈 당시에는 서울에 소바 전문점이 흔치 않았습니다. 반면 평양냉면 전문점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어요. 장셰프는 냉면을 모티브로 소바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면은 탱글탱글 쫄깃하게 만들고 육수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도록. “소바”라고 해서 반드시 일본의 정통 레시피를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카테고리 안에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고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소바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새우튀김소바 대중적으로 맛있는 소바를 추구한다 ⓒ 미미면가
새우튀김소바 대중적으로 맛있는 소바를 추구한다 ⓒ 미미면가

면은 공장 주문 생산 방식입니다. 메일 30%와 밀∙전분∙소량의 마를 블랜딩하여 쫄깃한 식감의 배합을 찾아냈습니다. 니히치 소바에 비해 메밀 함량은 적지만 메밀을 약배전 로스팅하여 향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쯔유는 야채가 많이 들어가는데 무∙배∙당근∙대파∙ 다시마∙사과 등을 구워서 야채 본연의 단맛과 풍미 끌어올립니다. 거기에 물∙간장∙ 정종∙설탕∙미림을 한 통에 넣고 끓기 시작한 시점으로 한시간 반 가량을 우려낸 후 가츠오부시는 가장 나중에 넣습니다. 이렇게 만든 쯔유는 다양한 육수의 기본이 되는데요 조개를 넣어도 소고기를 넣어도 수제 식초를 배합해도 잘 어우러 집니다.

단새우성게알냉소바는 여름메뉴로 인기가 높다 © 미미면가
단새우성게알냉소바는 여름메뉴로 인기가 높다 © 미미면가

미미면가에 가면 이 메뉴는 꼭 – 단새우성게알냉소바, 고등어소바

2023 여름 미미면가에 방문하시면 냉소바 13종, 온소바 12가지 총 25가지의 다양한 소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봄, 가을, 겨울에 시즌 스페셜 메뉴가 나오는데 사시사철 유명한 메뉴는 단연코 고등어소바입니다. 여름철에는 이 인기를 뛰어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단새우성게알냉소바 입니다. 미미면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로 성게알이 면발에 스며들고 국물에 녹아들면서 면은 녹진해지고 국물에서는 상큼한 바다향이 물결칩니다. 튀김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새우튀김냉소바를 추천합니다.

고등어소바 한식의 풍미를 살린 미미면가의 시그니처 메뉴 © 미미면가
고등어소바 한식의 풍미를 살린 미미면가의 시그니처 메뉴 © 미미면가

사이드메뉴 – 소바마끼와 반숙계란

장승우 셰프는 데마끼를 만들다가 몇 년 전부터 소바마끼도 만들고 있는데 이 메뉴가 더욱 인기가 많습니다. 우선 메밀면을 아마즈(甘酢) 소스로 밑간 해 둡니다. 타마고야키(일본식 계란말이)와 함께 김으로 돌돌 말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냅니다. 소바마끼 한입을 먹으면 메밀면의 부드러움과 계란의 고소함이 혀를 감싸고 돕니다. 맛간장 반숙계란도 특별한데요 노른자가 젤리처럼 녹진합니다. 이렇게 만들려면 흰자만 단단하고 노른자를 액체 상태일 때 불을 끄고 맛간장에 숙성해야 합니다. 껍질을 까다 보면 노른자가 터지기 다반사인데 스텝들과 나눠 먹은 계란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소바마끼 담백하고 씹을수록 구수한 맛 © 미미면가
소바마끼 담백하고 씹을수록 구수한 맛 © 미미면가

지향하는 바

장승우 셰프는 앞으로도 한국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창의적인 소바 만들기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매장의 분위기는 일본의 심플함과 한국식의 캐쥬얼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접목했습니다. 미미면가에는 오랜 시간 함께 한 직원들이 많은데 그는 스텝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직원이 행복해야 손님들도 즐겁다는 철학입니다.

메밀면과 육수의 밸런스가 좋은 곳

미나미


국내산 메밀로 자가제면, 관동식 쯔유

남창수 셰프는 소바을 연구하며 하루를 채웁니다. 미나미 10여년의 내공으로 매일 아침 그날에 쓸 면을 제면합니다.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오는 국내산 메밀을 80% 배합하여 니히치 소바를 만듭니다. 육수는 시기별로 배합이 달라지긴 하는데 기본적으로 관동식 쯔유를 베이스로 합니다. 고이구치(진간장), 설탕, 미림 등을 넣은 카에시는 씨간장이 되고 여기에 가쯔오부시를 배합하여 쯔유를 완성합니다.

니신소바 미나미의 인지도를 높인 시그니처 메뉴  © 미나미
니신소바 미나미의 인지도를 높인 시그니처 메뉴 © 미나미

미나미에 가면 이 메뉴는 꼭 – 니신소바, 토마토소바

미나미의 오픈 때부터 현재까지 가장 인기있는 장수 메뉴는 니신소바 입니다. 이 메뉴는 미나미의 이름을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오픈 당시에는 니신소바를 하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소바 위에 고명으로 생선이 올라간 비쥬얼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일본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서울에서도 즐길 수 있어서 기뻐했습니다. 여름에는 토마토소바라임소바가 압권입니다. 자루소바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여름이면 시원한 물냉면 스타일의 소바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남셰프는 토마토를 활용하여 국물 한 방울까지 개운하게 마실 수 있는 소바를 만들었고 거기에 라임까지 추가하여 상큼함도 더했습니다.

라임소바 올여름의 새로운 도전 © 미나미
라임소바 올여름의 새로운 도전 © 미나미

사이드메뉴 – 시메사바

미나미에서는 최근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를 출시했습니다. 지금 고등어 금어기가 끝나서 살이 통통하고 지방이 풍부한 고등어가 많이 올라오는 시즌, 소바와 함께 시메사바를 곁들이면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겠지요.

시메사바 여름철 지방질이 듬뿍 올라 묘미인 고등어초절임 © 미나미
시메사바 여름철 지방질이 듬뿍 올라 묘미인 고등어초절임 © 미나미

지향하는 바

미나미의 소바는 면과 국물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추구합니다. 다년간 손님의 성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입니다. 어떤 사람은 메밀의 향에 집중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육수가 맛있고 국수처럼 먹을 수 있는 스타일을 선호할 것입니다. 일본 정통식 조리법은 받아들이되 한국이라는 환경에 맞게 재창조하고 있습니다. 미나미는 교대점을 필두로 2022년에는 신사동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점차 매장을 확대해 나가면서 센트럴 키친을 만들어 면과 육수를 연구하고 생산하여 콜드체인으로 운송하는 형식을 꿈꾸고 있습니다. 밀키트도 개발하여 운영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토마토소바 면과 육수의 밸런스를 추구하다 © 미나미
토마토소바 면과 육수의 밸런스를 추구하다 © 미나미

일본 정통식 소바를 맛보고 싶다면

스바루


자가제분, 자가제면으로 시작하는 소바

스바루의 문을 열면 강영철 셰프가 맞이합니다. 스바루는 바르고 정직하게 소바를 만드는 것을 철학으로 삼는데요 제분에서부터 제면, 쯔유 생산까지 셰프의 손길이 갑니다. 일본에서 공수한 맷돌로 직접 제분을 하는 이유는 영업 이윤에도 도움이 되지만 질 좋은 풍미를 내기 위해서 입니다. 처음 이곳의 소바를 맛본 사람들은 면이 지긋이 끊기고 쫄깃하지 않은가에 의문을 갖기도 했지만 이내 그 메밀의 깊은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강영철 셰프는 일본에 15년 가량을 거주하며 일본 전역을 누비고 향토식당을 찾아다니면서 현지의 맛을 체득했습니다. 강셰프가 한국에 돌아와 2001년에 오픈한 스바루. 이곳의 소바는 일본 도쿄 스타일을 지향합니다. 메밀 함량 80%의 니히치 소바이며 쯔유는 가츠오부시 풍미를 오롯이 냅니다.

매일 아침 이곳에서 메밀을 제분하고 제면한다 © 스바루
매일 아침 이곳에서 메밀을 제분하고 제면한다 © 스바루

스바루에 가면 이 메뉴는 꼭 – 자루소바, 들기름소바

스바루에 가면 일본 정통식으로 조리한 냉소바, 온소바 총 20종류의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 방문하면 우선 자루소바로 입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바의 기본이 되는 맛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마소바, 오리메밀소바 등이 인기가 높습니다. 여기에 한국적인 메뉴로는 들기름소바가 있는데 들기름의 은은한 고소함이 메밀의 풍미와 잘 어우러 집니다.

들기름소바 메밀과 들기름의 품위있는 조화 © 스바루
들기름소바 메밀과 들기름의 품위있는 조화 © 스바루

사이드메뉴- 새우튀김 등심튀김

소바의 고명으로 올라가는 것인데 면을 뺀 새우튀김, 등심튀김 등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과 곁들이면 좋습니다.

지향하는 바

스바루는 오픈 시기부터 “소바는 건강식”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요즘도 당뇨 질환이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스바루의 소바를 맛있게 즐기고 나서 식후 혈당이 올라가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고 대답합니다. 강영철 셰프가 소바에 인생을 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스바루는 일본에서도 정통이라고 하는 곳들의 원칙을 고수하며 소바를 만들 것입니다. 지난 20년 강영철 셰프가 만든 업력을 장성한 아들이 합류하여 대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루소바 본질에 충실하다 © 스바루
자루소바 본질에 충실하다 © 스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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