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1 minute 2025년 10월 30일

디쉬 속 이야기: 시간의 온도와 계절의 맛, 김재훈 셰프의 팔레트

부산의 계절의 흐름과 재료의 숨결을 담은 한 접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완성도의 미학.

달맞이길 끝자락, 탁 트인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하늘. 부산의 팔레트는 이 자연의 온도와 계절의 결을 그대로 요리로 옮겨 담습니다. 이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내부에 들어서면 바다의 빛이 식탁 위로 부드럽게 번지고, 하루의 흐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유리창 너머 풍경은 셰프 김재훈이 말하는 “시간이 만든 맛”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프렌치 테크닉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의 요리에는 언제나 부산의 공기와 재료의 숨결이 있습니다. 다시마 향을 입힌 버터나 아이스크림, 기장항에서 막 올라온 생선, 그리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향과 색감이 그 예입니다. 이곳에서 맛보는 한 접시는 늘 ‘지금, 이곳’이라는 하나의 기록이 됩니다.

김 셰프에게 부산은 단순한 고향이 아닙니다. 그에게 이 도시는 요리의 영감이자 가장 넓은 시장이기도 합니다. “바다를 끼고 있다 보니까 기장항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해산물이나, 할머님들이 산에서 직접 채취해 오는 산나물처럼 특별한 재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시장을 찾습니다. 살 게 없어도, 새로운 재료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시장에 가면 예상치 못한 재료들이 한 번씩 보여요. 그때마다 ‘이걸 어떻게 조리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바다가 키운 재료, 시간 속 완성되는 맛

부산은 산과 바다, 강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부산이라고 하면 정말 좋은 식재료들이 많더라고요. 산과 바다, 그리고 강이 다 존재하고 있는 곳이라서 특별한 재료가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지역적인 영향이 좋은 퀄리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다 보니까최대한 많이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 셰프는 이 지리적 특성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식재료의 생태계를 요리에 녹입니다. 기장 다시마, 서생 다시마, 대저 토마토, 청 개, 고등어와 김해 오리까지 — 팔레트의 한 접시에는 그날의 부산이 담겨 있습니다.

“계절감을 절대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향이라든지, 색감, 디쉬의 온도까지도, 계절에 조금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디쉬들을 만들려고 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날 김 셰프는 김해 농장의 오리를 준비했습니다. 오리를 손질해 염지하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 속에서 2~3주간 숙성시킵니다. “추운 계절일수록 오리고기는 더 부드럽고, 기름지고, 풍성해집니다.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지만, 숙성과 훈연이 만든 깊은 풍미가 핵심이죠.”

훈연에는 사과나무를 씁니다. “사과나무를 고집하는 이유는 사과나무에서 오는 은은한 달콤한 과일 향이 있어서예요. 그 향이 오리 속까지 천천히 스며들 때까지 시간을 들입니다.” 오리는 오븐에서 한 번 더 색을 내고 마지막으로 숯불과 팬에서 완성됩니다.

접시에 함께 놓이는 건 제주 구좌 당근으로만든 퓌레. 당근을 주스로 내려 조리해, 그 단맛과 향을 최대한 응축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올려지는 가스트릭(gastrique) 소스에는 카라멜의 단맛과 식초의 신맛, 오리 뼈와 다리 살에서 나온 스모키한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그의 요리는 빠르지 않습니다. 시간을 들여 숙성하고, 향을 입히고, 온도를 맞추며, 결국 계절의 변화를 한 접시 위에 펼쳐 놓습니다.

함께 완성되는 디쉬, 팔레트의 팀워크

“팔레트라는 레스토랑이 저 혼자는 절대 운영할 수 없는 레스토랑이라고 생각을 항상 합니다.” 김 셰프는 이 말을 인터뷰 내내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매일 아침, 점심 서비스 전, 저녁 서비스 전, 퇴근 전 — 하루에 총 네 번의 전체 스태프 미팅을 합니다.

“서로 소통도 더 잘되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이해를 하기 시작하고 조금 더 존중을 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팔레트의 운영 방식에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보통 키친 스태프가 먼저 출근하고 홀 스태프가 나중에 퇴근하는 레스토랑들과 달리, 키친과 홀 스태프가 동시에 출퇴근한다는 점입니다. 이 역시 직원들의 제안을 적극 반영한 결과입니다.

서비스 중에는 날카롭고 집중된 분위기지만, 그 외 시간에는 큰 음악도 틀면서 자유롭고 웃음이 많습니다. 이런 리듬감 있는 하루가 팔레트의 팀워크를 만듭니다.

“손님이 오기 전까지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미팅 후 서비스가 시작되면 스위치를 켜듯 냉철하고 집중하는 분위기로 전환합니다. 평소에는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지만, 서비스 때는 날카롭게 임합니다.”

“매일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좋은 팀워크를 바탕으로 손님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며, 팀과 개인 모두가 발전하는 레스토랑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연과 시간, 사람과 기술이 함께 만드는 진정성

김 셰프는 요리를 다소 늦게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뭘 해야 할지 몰라 기술을 배우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중국어를 전공했던 그는 20대 중반에 레스토랑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진로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호주로 떠났고, 7년간 요리학교에서 공부하고 현장에서 일하며 기본기를 다졌습니다. 귀국 후에는 서울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제로컴플렉스에서 수셰프로 일했습니다. 그 경험이 그를 지금의 팔레트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엔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욕도 많이 먹고 적응하는 게 좀 힘들었어요. 근데 오기로 버텼던 것 같아요. 포기하는 게 싫어서 계속해보자 라고 했던 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부산의 바다처럼, 고요한 힘으로 길을 그려 나가는Genesis G90처럼 — 김 셰프의 요리는 절제 속에서 빛나는 진정성의 여정을 이어갑니다.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는 너무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어요. 가지고 있는 테크닉이랑 알고 있는 걸 한꺼번에 다 풀려다 보니까 밸런스가 많이 무너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최대한 힘을 많이 빼려고 해요. 최대한 재료와 맛에 집중하고, 보이는 테크닉보다는 보이지 않는 테크닉 그리고 완성도에 조금 더 집중합니다.”

이 ‘보이지 않는 완성도’는 절제와 균형으로 품격을 완성하는 Genesis G90과 닮아 있습니다. G90는 세단의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사용자에게 가장 최신의 기능을 간결하고 고급스럽게 마감해 감성과 여유를 극대화합니다.

도어 트림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쉽게 문을 닫을 수 있는 이지 클로즈 시스템. 그리고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은 주차나 주행 중에는 매끈하게 숨겨져 있다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가까이 다가서면 나타나는 정교함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지문 인증만으로 사용자 프로필 선택하고, 카페이 결제를 승인하고, 시동을 걸거나 발레 모드를 해제할 수 있는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까지 갖췄습니다.

이 모든 디테일은 김 셰프가 말한 ‘보이지 않는 테크닉’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며, 이러한 편의성은 더욱 품격 있고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합니다.

김 셰프에게 요리는 어느새 삶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모든 요리사들이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제 일이 제 라이프스타일이 되어버렸어요. 모든 셰프들에게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은데 저도 그 과정 속에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는 가까운 시장으로 향하기 위해 차에 탑니다. “시간이 되는 한 살 게 없어도 시장을 가보려고 합니다. 정말 그때 나오는 재료들, 그리고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재료들이 한 번씩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죠.”

“팔레트(Palate)라는 의미가 정말 미각, 그리고 좋은 음식을 알아보는 변별력이나 감식력 이런 뜻인데, 좋은 음식을 알아보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팔레트라는 레스토랑이 정말 맛을 아는 그런 레스토랑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하면 팔레트다’라는 레스토랑이 되고 싶습니다.”

Genesis G90
Genesis G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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