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2년 7월 27일

여름의 식재료에서 찾아낸 셰프의 지속가능성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식의 지속가능성을 제시하는 3곳의 레스토랑 옥동식, 이치류, 현우동에서 2022년 여름의 식재료를 독자적인 레시피를 승화시켜 여름나기 미식으로 선보입니다.

과유불급, 과함이 없으되 미치지 않는 것이 없고 온고지신, 클래식함을 견지하되 미래를 가늠할 만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식의 지속가능성을 제시하는 3곳의 레스토랑 옥동식, 이치류, 현우동. 레스토랑을 이끌고 있는 오너셰프 옥동식, 주성준, 박상현 셰프는 2022년 한국의 여름 산과 들, 바다에서 찾아낸 식재료를 독자적인 레시피 승화시켜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미식으로 선보입니다.

옥동식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빕 구르망

여름의 들녘에서 뽑아낸 섬섬옥수 단아한 풍미

콩국수
일반적으로 콩국수에는 고기 고명이 올라가지 않으나 평양냉면이나 회냉면처럼 단백질로 된 무언가가 더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 옥동식 셰프. 콩국을 지평선 삼아 항정살햄의 동적인 에너지를 배치하고 한국 토양의 떼루아를 담은 스모키한 밀의 조화로움을 이끌어낸 여름 메뉴입니다. 버크셔K 품종의 항정살을 새우젓으로 염지하여 저온에서 익힘 햄은 콩국의 고소함과 멋드러지게 어울립니다. 제면시에도 면의 식감이나 풍미를 백 번 고려하여 만들었습니다. 한국의 재래종인 앉은키밀은 풍부한 미네랄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미가 으뜸입니다. 그런데 글루텐 함량이 낮아서 면의 탄성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에 메밀 제면법에 착안하여 익반죽 하고, 콩가루를 배합하여 콩국과의 결을 같이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면은 진한 콩국을 휘감아 입까지 전달하며 목구멍을 질긋하게 빠져나가면서도 몸을 편안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 메뉴의 핵심인 콩국은 김포산 신선한 콩을 하루 불리고 삶은 후 탈피하여 소금간만 살짝 하며 소량의 잣을 더해 걸죽하게 갈아냅니다.

국내산 콩과 밀의 조화로움에 버크셔k 수제햄의 만남 © okdongsik
국내산 콩과 밀의 조화로움에 버크셔k 수제햄의 만남 © okdongsik

감자전
두백 품종은 포슬포슬 분이 나고 향기로운 하지 감자입니다. 강판에 갈아 입체적인 부드러움을 담았고 감자의 수분을 따로 걸러내어 한시간 정도 전분을 가라앉힌 후 윗물을 버리고 전분만 남긴 후 소량의 소금만 가미합니다. 감자전을 부칠 대는 국밥 육수를 끓일 때 나오는 라드를 따로 모아두는데 이는 버터를 뛰어넘는 녹진함으로 전을 더욱 바삭하고 고소하게 만들어 줍니다. 마늘 식초와 간장을 혼합한 초간장을 곁들여 내면 시원한 탁주에 참으로 좋은 안주입니다.

하지 후 수확된 두백감자의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살아있는 감자전 © okdongsik
하지 후 수확된 두백감자의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살아있는 감자전 © okdongsik

이치류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선정

심신이 맑아지는 향신 씨앗과 여름 야채

스프카레
이치류는 올 여름 삿포로를 대표하는 4대 요리(해산물, 미소라멘, 징기스칸, 스프카레) 중 스프카레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는 인도와 네팔에서 전해온 카레를 베이스로 1970년대에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재해석한 약선(藥膳)카레이며 1990년대에는 오늘날의 묽게 떠 먹는 방식으로 정착하였고 2000년대에 들어 일본 전역에 붐을 일으켰습니다. 이치류는 닭 육수 베이스에 건강에 좋은 20여종의 향신료, 허브, 여름 채소를 독창적인 레시피로 배합했습니다. 커리파우더, 가람마살라, 코리안더, 커민, 카이앤페퍼, 넛맥, 터메릭, 클로브, 가르다몬, 시나몬, 펜넬, 월계수분말, 페누그릭, 블랙페퍼, 드라이바질, 드라이파슬리 등과 한국의 7~8월에 수확되는 양파, 생강, 마늘, 토마토의 조화로움은 맛과 향 뿐만 아니라 약선 효능을 더욱 끌어올립니다. 특히 향신료는 발한, 건위, 항산화 작용이 뛰어납니다. 스프카레를 먹으면 흥건히 땀을 내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식욕을 끌어올리며 음식을 소화하는 위장을 강하게 하니 지친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습니다.  

맛과 함께 여름철 약선 효능도 뛰어난 스프카레 © ichiryu
맛과 함께 여름철 약선 효능도 뛰어난 스프카레 © ichiryu

코쇼멘
코쇼멘은 나가사키현 시마바라에서 생산한 쫄깃한 수연소면을 짭조름하고 시원한 쯔유 국물에 말아먹는 면식입니다. 한국의 여름을 대표하는 청유자 제스트, 청양고추, 천일염을 이치류 특유의 레시피로 제조한 유즈코쇼를 넣어 향긋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입니다.


시원한 유자향과 청고추향의 풍미 코쇼멘 © ichiryu
시원한 유자향과 청고추향의 풍미 코쇼멘 © ichiryu

현우동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빕 구르망

시원한 바다 육수에 탄성 절정 우동면, 청량감의 절제미

템뿌라냉우동
정중동 매력의 정수, 템뿌라 우동의 다시(出し汁)를 짜지 않고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현우동 만의 특제 우동. 정식 명칭은 “청유즈코쇼를 넣은 특제 템뿌라 냉우동
青柚子胡椒入り特製冷やし天ぷらうどん, 아오유즈코쇼이리토쿠세히야시템뿌라우동) 입니다. 한국의 다수 우동전문점에서 여름에는 코이구찌(濃口:진간장) 베이스의 냉우동을 하는데 박상현 셰프는 일본 현지의 히야카케(冷やかけ)우동에 착안했습니다. 진간장 대신 국간장을 베이스로 염도를 낮추니 시원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시로다시(白出し: 다시마와 가츠오부시가 주재료)에 국간장, 미림, 설탕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지역성과 현우동만의 특색을 살려 고등어, 눈퉁멸, 물치다랑어, 멸치 등의 자츠부시(雑節, 잡다한 부시)를 넣어 맛을 내고 가츠오부시로 이노신산이라는 감칠맛과 가츠오의 향을 더했습니다. 이 우동 국물을 시원하게 하여 7~8월이 제철인 청유자의 껍질과 청고추를 다져서 소금에 절인 유즈코쇼(柚子胡椒)를 가미합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와 한여름 태양의 알싸함이 가슴으로 시원하게 파고듭니다. 시원한 육수를 만난 면은 탄성이 좋아져서 돌고래처럼 목구멍을 파고 듭니다.


육수가 시원하고 담백하여 마실 수 있는 템뿌라냉우동 © hyunudon
육수가 시원하고 담백하여 마실 수 있는 템뿌라냉우동 © hyunu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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