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2년 12월 9일

식집사들을 설레게 하는 셰프들의 채소 요리

직접 농장과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의 갈 길을 이해하고 직접 키운 콩, 허브, 뿌리 등을 활용하여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대표적인 두 명의 셰프 , 식물 가꾸기 열풍을 더욱 촉진하는 그들의 삶의 철학과 요리 비결을 소개합니다.

식집사로서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식물과 반려하는 이유는 싹이 움트고 줄기가 성장하고, 꽃 피고 지는 때를 바라보는 즐거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근원적인 감동은 자연의 빛의 삶으로 깃든다는 점입니다. 빛 밝은 그늘. 인공조명이 정작 식물을 키우지 못함을 깨닫자 거주의 공간이 건강하지 못함에 놀라고 더욱 자연으로 다가가려 합니다. 식집사들을 설레게 하는 2인의 셰프. 기가스의 정하완, 더그린테이블의 김은희. 이들은 직접 농장과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의 갈 길을 이해하고 직접 키운 콩, 허브, 뿌리 등을 활용하여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입니다. 식물 가꾸기 열풍을 더욱 촉진하는 셰프의 요리 비결을 소개합니다.

기가스 정하완 셰프 GIGAS / Ha-wan, JUNG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그린스타

2023 미쉐린 가이드 서울 그린스타로 처음 이름을 올린 기가스는 건강한 자연의 생태에 귀 기울인다는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경기도 군포 수리산에 위치한 와니농장은 정하완 셰프의 가족 대대로 이어오는 생명의 터전입니다. 그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식의 흐름도 자연으로 귀결될 것이라 믿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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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물콩, 와니농장 딸기, 버팔로 부라타 치즈

정하완 셰프가 특별히 애정을 갖는 요리입니다. 5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 까지만 한정적으로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요리를 위해 스페인이 원산지인 눈물콩을 와니농장에서 직접 재배했습니다. 와니농장 딸기, 버팔로 부라타 치즈, 올리브 오일 등의 심플한 조합이지만 인공적으로 흉내낼 수 없는 신비롭고 은은한 풍미가 흘러나옵니다. 와니 농장에서 수확한 딸기의 응축된 맛, 버팔로 우유로 만든 부라타 치즈의 풍만함이 어우러 집니다.

눈물콩, 와니농장딸기, 버팔로부라타치즈 © Ha-wan, JUNG
눈물콩, 와니농장딸기, 버팔로부라타치즈 © Ha-wan, JUNG

2. 생합, 와니농장의 허브로 만든 주스와 오일, 딜꽃

이 요리는 코스 구성의 스타트로서 "기가스의 음식은 이렇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명료하게 제시합니다. 싱싱한 생합이 뿜어내는 상쾌함은 일품입니다. 거기에 와니농장에서 자라는 허브의 싱그러운 에너지와 상쾌한 풍미를 곁들였습니다. 셰프는 맑고 깨끗하며 향기로운 음식을 고객들께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생합, 와니농장의 허브주스&오일,딜꽃 © Ha-wan, JUNG
생합, 와니농장의 허브주스&오일,딜꽃 © Ha-wan, JUNG

3. 백옥돔 튀김, 허브 크림, 영귤 마멀레이드

변주의 근사함을 담은 디쉬입니다. 농장에서 재배하는 다채로운 허브를 고소하고 신선한 페타치즈와 섞어 허브 크림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백옥돔 튀김과 곁들여 냅니다. 고객들은 생선튀김을 한번은 허브크림에 한번은 영귤 마멀레이드에 곁들여 먹는 변주를 느끼게 됩니다.


백옥돔튀김, 허브크림, 영귤마멀레이드 © Ha-wan, JUNG
백옥돔튀김, 허브크림, 영귤마멀레이드 © Ha-wan, JUNG

더 그린테이블 김은희 셰프 THE GREENTABLE , Eun-hee, KIM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선정

자연에서 험한 것들은 남겨두고 아름다운 것들만 채집하여 디쉬로 올리는 김은희 셰프. 더 그린테이블은 프렌치 레스토랑이지만 한국의 사계절을 담은 요리로 유명합니다. 요리가 목적이 되어 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뿌리, 줄기, 잎과 열매를 관찰한 후 요리로 귀결 짓습니다. 그녀에게 요리는 에너지의 전달입니다. 따라서 그녀의 테이블에서 음식을 즐기고 돌아가는 손님들은 편안하고 힐링이 되는 시간을 보냈다는 인사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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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정원

요리는 재창조된 계절입니다. "절망과 고독은 그저 벽일 뿐, 창을 열면 여름"이라는 들 푸른 생명력의 요리입니다. 그녀는 프랑스의 여름채소 요리인 라따뚜이를 해체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구운 가지, 쥬키니, 파프리카, 양송이, 버섯과 무의 아스픽으로 채소 테린을 만들고, 양파는 8시간 콩피한 후 퓨레로 갈아 접시에 얹었습니다. 부친이 길러 주신 홍매실은 씨를 빼고 냉장 숙성하여 매실청으로 만들었습니다. 매실청, 나물로 만든 피클액, 샴페인 드레싱을 흩뿌려 줍니다. 작지만 농축된 맛의 마이크로 토마토도 얹었습니다. 그린테이블의 철학이 오롯이 담긴 메뉴입니다.

여름정원 © Eun-hee, KIM
여름정원 © Eun-hee, KIM

2. 사과나무 아래의 땅

이 요리는 낙엽이 흩뿌려진 사과나무 아래의 땅을 상징합니다. 우리밀로 만든 튀일 위에 홍로나 홍옥을 낙엽 모양으로 구워 뿌렸습니다. 낙엽 밟는 소리로 튀일이 부서지면 비로소 땅 아래 세상이 열립니다. 가을 꽃게와 토란, 사과, 밤, 오세트라 캐비어의 조합. 마르쉐에서 사온 매콤한 두메부추꽃, 고수꽃으로 장식해서 맛의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미리 담아 놓은 마 씨앗 피클, 장마와 사과를 스몰다이스한 샐러드에 토란은 구수하게 팬에 구워서 브론즈 루로 맛을 더 내었습니다. 가을 꽃게에는 달근한 짭조름함이 있어 별도로 양념을 가미하지 않으며 오세트라 캐비어와 상큼한 라임 주스로 감칠맛을 극대화합니다. 비빔밥처럼 먹으면 열매, 잎과 줄기, 뿌리, 해산물까지 어우러진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의 땅 © Eun-hee, KIM
사과나무 아래의 땅 © Eun-hee, KIM

3. 채소의 전통

셰프는 한국 작가들의 도자기를 쓰고 한국의 사찰음식과 고조리서를 연구하며 한국의 전통을 프렌치 요리에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사찰음식의 채수처럼 따뜻하고 맑은 야채 콩소매는 소화 효소가 풍부한 무를 조선간장 베이스로 끓여내고 다채로운 채소를 중첩시켜 변주를 꾀합니다. 가을버섯 신선로는 흰 꽃송이를 닮은 은이버섯이 디쉬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석이버섯은 곱게 다져 생면파스타를 만들고 은이버섯 옆에 은이버섯 모양으로 담습니다.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춘 밀가루에 너 댓 가지의 버섯으로 만든 지짐, 버섯 맛이 나는 머쉬룸트리를 두 장 얹고 합의 뚜껑을 닫아 냅니다. 네 차례 버섯 맛을 강화하고 마지막으로 자스민차까지 더한 버섯 콩소매를 자사호 혹은 다관에 담아 제공합니다. 가을에 스민 겨울마저 따뜻하게 녹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채소의 전통 © Eun-hee, KIM
채소의 전통 © Eun-hee, KIM

요리에 담긴 셰프들의 진실성은 자연의 이치를 닮았기에, 혹독한 환경일수록 변화하고 성장하며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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