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2 minutes 2023년 7월 2일

만두 먹고 싶은 날, 어디로 갈까요?

서울의 대표 외식 메뉴 중 하나인 만두. 지역별로 다른 형식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각각 어떻게 다른지,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 리스트의 식당을 통해서 알아봅니다.

일반적으로 만두는 일상식입니다. 특별한 날 먹기보다는 매일의 식사에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대게 생각합니다. 서울의 길가를 걷다 보면, 만두를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널리 알려지다 보니, 해외 시장에서도 이제 만두라는 단어가 더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코리안 덤플링” 이라고 설명하려 하면, “나 만두 알아”라고 대답하는 외국인도 더 많이 생겼습니다. 중국에는 자오즈가, 일본에는 교자가, 한국에는 만두가 있다고, 각 나라별 이름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만두는 주로 북쪽 지역에서 많이 발달하고, 남쪽에서는 크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여느 알려진 만둣집을 찾다보면, 주로 따라오는 수식어는 “이북식” 만두라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평안도식, 황해도식 만두라는 설명은 많이 들어봤을지라도, 경상도식, 전라도식 만두라는 설명은 거의 없습니다. 새해 떡국도 남쪽 지방에서는 떡만 넣고 끓이지만, 북쪽 지방은 떡국 대신 만둣국, 중부 지방에서는 떡만둣국으로 섞어서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의 “만두 문화의 역사적 고찰”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풍경은 주로 메밀이나 밀의 재배가 가능했던 지구 북쪽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공통된 문화라고 설명합니다. 가까운 근처 나라의 음식을 생각해 보면, 중국, 한국, 일본은 만두 문화가 있지만, 베트남이나 태국 등의 지역에서 먹는 만두는 바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리 역사에도 만두가 꾸준히 기록되어 온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 때는 다양한 연회에 사용되는 음식 중 하나였습니다. 밀보다는 쌀 재배가 널리 행해졌던 우리나라에서 만두피를 만드는 밀은 귀한 음식이었기에, 특히나 더 특별한 날이나 임금이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에서는 명절과 집안의 큰 행사 때도 만두를 먹었다고 합니다. 서울시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조선 시대 왕 정조 때 이식이 쓴 “택당집,” 고상안이 쓴 “태촌집”에는 설날에 먹는 의례음식으로 만둣국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조선 말기가 되고, 만두는 조금 더 대중화됩니다. 사대부가 아닌 중인 또한 만두를 먹었다는 기록을 1900년 전후에 쓴 “하재일기” 등에 했다고 합니다. 중국식 만두 식당이 서울에 영업하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널리 퍼졌고, 1960년대에 본격화된 분식 장려 운동 이후에 만둣국은 대중적인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흉작과 식량부족에 허덕이자, 정부는 군 물자로 널리 들어오기 시작한 밀가루 소비를 널리 장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밀가루를 사용하는 분식류인 라면, 칼국수와 더불어, 만두 또한 일상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이후 여러 기업에서 냉동 만두를 개발하고 판매하면서,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만두가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 때 남쪽으로 피난 온 가족들이, 원래 먹던 만두를 그대로 빚어서 먹으며, 이북식 만두를 내는 식당이 한국 전역에 많이 생겼습니다. 대게 숙주와 돼지고기를 기본으로 넣고, 지역색이나 집안의 특징에 따라 그 외 재료를 넣기도 합니다. 만두를 찌기보다는 만둣국의 형태로, 양지나 사태를 이용해서 끓여 낸 육수와 함께 냅니다. 동그랗게 만들 경우 대게 성인 여자 주먹 정도의 크기이거나, 반달 모양으로 만든 경우는 손바닥 보다 깁니다. 만두피도 두꺼워서, 만두소가 잘 비쳐 보이지 않습니다.

분식 장려 운동 이후 널리 먹게 된 만두는 대게 훨씬 작습니다. 한 입에 넣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만두피도 얇아서, 만두소가 비칩니다. 김치를 넣고 매콤하게 만든 만두도 널리 먹습니다. 만둣국에 넣거나 튀기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찌거나 삶아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동네마다 다양한 분식을 파는 식당에서 여전히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입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 리스트에도 다양한 형태의 만둣국을 내는 식당들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어떤 만두가 가장 나의 취향에 맞는지 찾아볼까요?

개성만두 궁

₩ · 만두
빕 구르망 •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종로구 인사동 10길 11-3, Seoul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1900년대에 개성에서 널리 먹던 스타일의 만두를 선보입니다. 개성 실향민 사장님이 1945년에 영등포의 집에서 만두를 빚어 팔기 시작한 후, 지금의 자리인 인사동으로 이전하여 3대째 손녀가 운영합니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북쪽 지역에서 만드는 만두의 크기는 크큽니다. 이곳의 만두도 성인 여자 주먹만한 크기이고, 만두소는 배추와 숙주가 어우러져 아삭함을 더합니다.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두 가지 다 인기가 있습니다. 이미 끓여나오는 만둣국과, 식탁에서 바로 끓여서 먹는 만두 전골 두 가지 메뉴가 다 가능합니다. 양지와 무를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해서 깊은 감칠맛을 더합니다.

수많은 만둣 집 중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대게 이 곳을 찾습니다. 여러 가지 한국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가게나 식당이 많은 인사동에 위치하고 있고, 특히나 바로 건너편의 한옥 건물인 경인미술관을 가볍게 산책하고 식사하기에 좋습니다. 경인미술관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한국 전통을 볼 수 있는 한옥의 기와와 나무기둥을 물씬 느낀 후, 이곳에서 한식 식사를 바로 할 수 있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전체적인 경험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습니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오는 내국인도 많다. 파전, 김치전, 보쌈, 묵 등 다양한 다른 한국 음식도 선보입니다. 


명동 교자

₩ · 칼국수
빕 구르망 •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중구 명동 10길 29, Seoul

가족이 대를 이어 가는 경우가 많은 식당입다. 1966년에 문을 연 이곳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식당이고, 해외에도 일찍부터 소개되어서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이 꾸준히 방문합니다. 본점인 명동점 외에도 용산구청 근처에도 분점이 있습니다.

칼국수와 비빔국수, 만두, 이렇게 세 가지 주메뉴가 골고루 인기입니다. 더워지기 시작하면 계절 메뉴로 콩국수도 제공합니다. 다른 만두 전문점에 비해서 만두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고, 만두피도 더 얇아서 푸릇한 만두 속이 투명하게 비칩니다. 돼지고기와 부추, 채소와 참기름을 섞어서 만들어서 찝니다.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칼국수에는 더 작은 크기의 얇은 만두가 들어갑니다. 만두의 고기 맛과 기본으로 제공되는 김치의 마늘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이곳의 김치는 마늘 맛과 향이 강한데, 그 마늘 맛에 묘하게 중독됩니다. 적은 양의 밥도 함께 제공됩니다. 모든 걸 따로 먹어도 되지만, 비빔국수의 양념에 밥을 넣고 만두 한 알을 넣은 뒤, 숟가락으로 만두를 으깨서 다 함께 섞어 먹으면 또 다른 별미입니다.

명동교자의 이름은 일본식 만두를 지칭하는 교자에서 따온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교자상을 뜻하고, 손님에게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서 내겠다는 의미입니다.

만두집

₩ · 만두
빕 구르망 •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강남구 압구정로 338, Seoul


진한 고기 육수에 만두가 가지런히 있는 모습은 여느 식당의 만둣국과 비슷하지만, 조금 색다르게 고춧가루가 눈에 띕니다. 은은하게 매운맛이 올라오면서 숟가락을 움직이는 손을 바쁘게 합니다. 육수에 밴 매콤함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주문할 때 미리 빼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메뉴는 단출합니다. 만둣 국과 만두전골 두 가지를 제공하고, 그 외에 빈대떡과 고추전 등 반찬처럼 곁들일 수 있는 메뉴 또한 준비되어있습니다. 함께 나오는 아삭한 무생채와 양배추 절임과 함께 먹으면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 만두 또한 이북식입니다. 만두소가 비치지 않을 정도로, 만두피가 두껍습니다. 만둣국에는 만두와 육수만 준비되고, 만두전골에는 조금 더 다양한 야채와 고기류가 들어갑니다. 만두전골 양념이 만둣 국 양념보다 조금 더 매콤합니다.

미쉐린 가이드 스타 식당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신사동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긴 코스 식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단하지만 든든한 음식을 찾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국내외 패션브랜드의 숍이 즐비한 곳이기도 해서, 간단하지만 널리 알려진 한식을 접하고 싶어 하는 쇼핑 여행객에게 좋은 선택지입니다.

봉산옥

₩ · 만두
빕 구르망 •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서초구 반포대로 8길 5-6, Seoul


주요 관광지나 쇼핑 중심지로 알려진 인사동, 명동, 신사동을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미술 전시나 발레, 오페라 등 공연을 보러 예술의 전당을 자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인기입니다. 이북 스타일의 만둣국과 더불어, 열무 비빔밥이나 열무 국수, 김치말이 국수, 오징어 순대 갈비찜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선보입니다. 끓이는 만두 전골 또한 있습니다. 공연 시작 전 이 곳에서 저녁을 먹고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많기에, 이른 저녁 시간은 항상 붐빕니다.

이 곳의 만둣국은 황해도에서 널리 먹는 맛을 따릅니다. 황해도 출신의 시어머니를 통해 황해도식 만둣국을 접한 며느리가 운영합니다. 만두는 매일 빚고, 배추와 숙주, 두부를 속에 넣어서 부드러우면서도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육수에 가득 담긴 만두 위로,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고기 고명이 올라갑니다. 따라서 육수 또한 은근하게 매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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