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어디서 먹지?
한식이 세계적으로 더 알려지고, 이미 한식을 접해 본 사람 또한 많아지면서, 서울에서 어떤 식당이 조금 더 특별한 한식 경험을 제공하는지 끊임없이 찾게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코리안 바비큐 레스토랑”이 생겨나는 지금, 서울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기나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단순히 “어느 식당에 갈까?”라는 질문보다 더 세분화 된, “이제 어느 고깃집에 가볼까?” 라든지, 혹은 “한우는 어디서 먹고 돼지고기는 어디서 먹을까?” 라고 말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각 고깃집마다 만들어 내는 분위기도 다르고 취급하는 고기의 종류나 부위도 다르다는 것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잠시 여행 오는 외국인도 이젠 인지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고깃집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웬만한 대도시에서 이미 “코리안 바비큐”를 경험해 보았을지라도, 한우를 접해 본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우가 수출되는 나라도 제한적이고, 그 부위나 종류도 다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한국에서 어떤 고깃집을 가야 한우를 경험할 수 있냐고 질문을 하고, 그리고 그 고깃집들은 각각 어떻게 다르냐고 질문을 한다면, 명쾌한 답을 내어주기가 어렵다고 생각한 날도 많을 겁니다.
벽제갈비의 정체성, 점진적 혁신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 등재된 레스토랑 중,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있기도 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 혹은 협업 또한 꾸준히 타진하고 있어서 국내외 미식가의 관심을 받는 고깃집의 특징을 하나씩 설명합니다. 그 첫 번째는 벽제갈비입니다.벽제갈비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소 한 마리를 온전히 다 구매해서 모든 부위를 사용한 구이와 요리를 선보인다는 것과 벽제갈비의 고기를 소개하는 직원의 근속연수가 길게는 30년이 넘는 것입니다.
근속 연수가 긴 직원이 많다는 것은, 고기 이와 어우러지는 한국의 문화적 요소까지 살뜰히 알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3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3명, 20년 이상도 10명 정도라고 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일반 서버도 평균적으로 5년 이상 근무했다고 합니다.
오래도록 근무하며 각자 쌓아온 고기 굽기 노하우를 방문하는 손님에게 조금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극적으로 선보이는 방법을 모색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작년부터 내부 직원 중 최고의 그릴 마스터를 선정하는 행사를 매년 11월에 진행합니다. 실제 손님에게 고기를 설명하며 굽는 과정을 심사위원 앞에서 선보이며 한국 구이 문화 전반과 더불어 벽제갈비가 만들어 가는 문화를 소개하는데, 작년 행사에는 총 200여 명의 직원 중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30여 명이 지원했고, 6명이 입상했습니다.
“혁신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는 벽제갈비 김태현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시작된 “그릴 마스터 콘테스트”는 하루하루 조금씩 개선할 수 있는 점을 바꿔나가고 좋은 것은 계속 지켜 가기 위한 벽제갈비의 노력이라고 합니다. “지켜야 할 부분은 지키고, 시대를 반영하며 바뀌어야 할 부분들은 조금씩 변화하면서 그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행사를 진행합니다.
김태현 부회장은 2대째 한식벽제그룹을 이어 나가고 있고, 변해가는 소비자 행동과 취향을 이끌어갑니다.
소 한 마리를 식탁으로
벽제갈비 창업 당시부터 이어져 내려온 운영 방식도 있습니다.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매입하는 데, 이것은 우리의 역사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농사를 짓는 데 꼭 필요한 가축이 소였기에, 음식의 재료로 소를 쓴다는 건 일반 사람들에겐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귀한 소였기에, 오히려 소를 음식으로 접할 때 또한 부위별로 자세히 파악해서 도축하고, 부위별 특징을 명확히 느낄 수 있게 직화로 생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김 부회장은 설명합니다.마장동 경매에 매일 참여해서, 하루 평균 두어 마리씩 낙찰 받은 한우를 사용합니다. 육즙을 쥐고 있는 힘이 좋다고 판단한 포천, 횡성, 동두천 등지에서 자란 한우를 주로 사용하지만, 다른 지역의 한우를 낙찰받을 때도 많습니다. 경매 현장에서 바로 정형한 후, 벽제갈비 각 지점과 벽제갈비가 운영하는 다양한 다른 브랜드의 식당으로 한우의 부위를 나누어서 보냅니다.
널리 알려진 등심, 안심, 채끝 등 주요 부위가 여전히 인기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 기타 부위 또한 지속해서 선보입니다.
다이아몬드 컷, 더 널리 알리다
벽제갈비가 처음 영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89년도부터 구이용 고기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칼집을 넣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 기술을 연마하고 더 발전시키는 중입니다. 벽제갈비에서만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더 손쉬우면서도 고기의 감칠맛과 식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개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벽제갈비만의 방법이 널리 퍼져 나가기도 했습니다.“이렇게 고기 다루는 기술을 연마하고, 그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많이 양성하고 부각하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큰 힘이다”라고 김 부회장은 덧붙입니다. 단순히 고기 한 점을 구워낸다기보다, 그 고기가 구워져 나오기까지의 전반적인 한국의 문화 요소를 직간접적으로 선보인다는 생각으로 고객 경험을 기획하고 실행합니다.
구이로 널리 더 저렴하게 선보일 수 있는 한우의 부위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도 지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