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3년 11월 23일

올 가을, 꽃게는 풍년

가을엔 꽃게가 제철입니다. 살이 가득 오른 꽃게가 가득 잡히는 서해바다의 풍미를, 식탁에서 오늘 느껴보세요. 올해 바다가 조금 더 따뜻해서, 더 많은 물량의 게가 잡혔고, 그만큼 예년에 비해 가격도 저렴합니다.

봄과 가을엔, 꽃게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설레기 시작합니다. 게의 살이 차오르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5월경인 봄에는 알이 차오른 암컷 꽃게를 먹고, 11월경인 가을에는 살이 가득 찬 수컷 꽃게를 먹습니다.

10월 중순 쯤에는 항상, 그 해의 일반적인 꽃게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조업량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기때문에, 그 해의 조업량과 가격은 매년 꽃게 팬들이 궁금해하는 정보입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요? 집 근처 마트에서 해산물 코너를 눈여겨 보셨다면, 꽃게 가격이 유독 싸다고 목청 높여 외치는 판매자의 목소리를 들으셨을지도 모릅니다. 올해는 정말 전년 같은 기간에 대비해서 30%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고 합니다.

꽃게철이 시작되던 10월 초의 통계를 살펴보면, 10월 1일에서 18일까지 전국 수협을 통해 위탁 판매된 꽃게 가격은 1kg 당 5,865원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정도인 2,500원이 더 쌉니다.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잡힌 꽃게의 수가 많아서라고 합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802톤 정도가 잡혔는데, 올해는 2,294톤으로 거의 30%가량 늘었습니다. 꽃게는 보통 인천과 충남 해역 등 서해바다에서 잡히는데, 올해는 특히 인천 해역에서의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한국수산자원공단 자료에 따르면, 여름 동안 꽃에 금어기가 끝난 후, 8월 21일부터 10월 13일까지의 서해 전체 꽃게 어획량이 14% 정도 증가했다고 하는데, 그 중 인천의 어획량은 40%가량 크게 늘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해 연안 수온이 작년대비 적게는 1도, 많게는 1.5도 정도 평균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이 따뜻하다보니 더 많은 꽃게가 서해 연안에 몰려들었고, 자연히 어획량이 늘어난 것입니다.

더 많은 소비자가 이번 기회에 꽃게를 접할 수 있게, 많은 유통업체에서는 더 큰 할인을 제공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합니다. 수산물 도매 시장에도 제철 꽃게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붐비죠.

가을 꽃게는 숫꽃게다보니, 알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게 살이 더 가득찼다고 볼 수 있습니다. 9월정도부터 탈피를 이어가며 몸집의 크기를 키우면서, 점점 속살이 가득찹니다.

아주 늦은 가을에서 겨울이 넘어갈때는 암꽃게도 서서히 살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봄이 다가오면 알을 배고 산란을 준비하기에, 몸집이 점점 커지고 붉은 알이 가득차기 시작합니다. 숫꽃게는 일반적으로 가을에 바로 쪄서 먹지만, 봄에 잡힌 알을 밴 암꽃게는 급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장을 내는 식당에서 연중내내 알밴 암꽃게 게장을 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봄에 많은 게를 매입하고, 급랭한 후, 1년 내내 계속해서 사용합니다. 한창 더운 여름기간엔, 꽃게를 잡을 수 없는 금어기입니다.


그럼 어디서 먹으면 될까요? 가을 여행 겸, 서해 바다 가까이 나가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갯벌 드넓게 물이 빠졌다 차오르는 서해안 산책을 한 후, 북적이는 수산물 시장에 들러서 게를 포함한 다양한 해산물을 고를 수 있습니다. 집으로 사갈 수도 있고, 산 수산물을 근처 식당에 보내서 바로 쪄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방금 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한마리를 들고, 손가락을 호호 불어가며 살을 발라내서 먹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그렇게 찐 게를 먹고 나면, 꽃게를 넣고 끓인 탕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멀리 서해안까지 가지 않아도, 바다냄새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은 서울에 위치한 수산물 도매시장입니다. 마찬가지로 상인들과 흥정해서 꽃게를 산 후, 근처 식당에서 바로 먹거나 혹은 집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집에서 먹을 때도 찜기 하나만 있다면, 크게 복잡한 과정 없이 꽃게를 쪄서 먹을 수 있습니다. 남은 꽃게 다리나 살은 모아서 넣고 꽃게탕을 끓이거나, 간단하게 꽃게 라면을 끓여서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찐 꽃게보다 간장에 가볍게 숙성된 게장을 선호한다면, 게장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식당을 방문해보세요. 쌀밥을 평소에 잘 먹지 않는다해도, 어느새 한 공기 뚝딱 비워 낸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익은 게 요리를 내는 게 아니다보니, 외국인이 처음 접하기엔 조금 어려운 음식이기도 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요즘은 오히려 서울에 놀러 온 외국인이 게장 식당에 식사하러 온 경우가 많습니다. 분식이나 고깃집 등 다른 한식 메뉴를 내는 식당은 해외에도 많이 생겼는데, 아직 게장을 전문으로 하거나, 반찬이나 일품 요리로 내는 곳은 많지 않기에, 게장을 좋아하는 외국인 여행객은 한국 방문 시 게장을 선보이는 식당에 꼭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해당

₩₩ · 게장
빕 구르망 •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영등포구 국회대로 62길 15, Seoul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각기 다른 스타일의 게장 세 군데를 소개합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화해당은 태안에서 시작한 식당의 서울 분점입니다. 봄에 잡힌 살과 알이 가득찬 암꽃게를 급랭해서 1년 내내 사용합니다. 태안에서 게장을 만들고 숙성하며, 서울로 보내서 소비자에게 공급합니다. 바닷바람과 함께 하고 싶다면 태안으로, 도심에서 바다를 조금 더 느끼며 간단한 식사를 하려면 여의도로 가면 됩니다.

진미식당

₩₩ · 게장
마포구 마포대로 186-6, Seoul

조금 더 오래된 식당의 분위기를 원한다면 마포에 위치한 진미식당이 인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서해안의 꽃게를 사용하고, 10년 넘게 영업하고 있는 곳입니다. 점심시간 전후로는 긴 줄이 생기기도 해서, 일반적인 식사시간을 피하거나, 조금 더 일찍 서둘러서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방식당

₩ · 게장
빕 구르망 •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강남구 선릉로 131길 17, Seoul

기존의 식당 느낌이 아니라, 조금 더 깔끔한 카페 느낌의 식사를 원한다면 게방식당을 찾으면 됩니다. 오래도록 게장 전문점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노하우를 담아서, 패션 마케터 자녀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난 게장 식당입니다. 게장 껍질에서 살을 발라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조금 더 먹기 수월한 게알 백반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올 가을 꽃게, 어떻게 드셔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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