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2 minutes 2023년 11월 3일

서울에서 맛보는 북경 오리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소개하는 레스토랑 세 곳의 각양각색 북경 오리 요리를 만나보세요.

흔히 ‘베이징덕’이라고 불리는 북경 오리 요리는 중국 역사와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이 요리는 중국 원나라 시대부터 내려오는 황실 요리로 시작되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두꺼운 껍질이 특징적인 오리에 독창적이 조리법을 더해 완성되는 북경 오리 요리는 고소하면서도 매력 있는 맛과 모양새로 미식가들을 유혹합니다.

오리는 세계 각국에서 널리 사랑받는 식재료입니다. 한국의 오리 주물럭 구이부터 프랑스의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조리됩니다. 그 중에서도 북경 오리는 다른 오리 요리와는 달리 독특하게 살코기보다 ‘껍질’에 초점을 맞춥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오리보다 껍질과 지방층이 두꺼운 오리를 선별해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북경 오리의 조리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오리의 내장 등을 깨끗이 제거해 손질한 뒤 잘 말리고, 껍질에 간장과 설탕, 다양한 향신료를 섞은 소스를 바른 뒤 물에 살짝 데친 뒤에 건조합니다. 그리고 저온으로 천천히 구워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육질, 진한 맛과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담은 북경 오리는 껍질만을 발라내거나, 껍질과 살코기를 함께 얇게 썰어서 손님에게 제공됩니다. 쌀이나 밀가루로 만은 얇은 전병에 채소와 소스를 찍어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북경 오리는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다양한 행사에서 즐기는 요리입니다. 한두명이 식사로 먹기보다는 여럿이 함께 한 두 점 즐기는 것이 일반적으로, 생일이나 결혼과 같은 잔치와 모임이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요리입니다. 깊은 문화와 역사, 훌륭한 맛, 그리고 이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기쁨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축하하는 모임에 어울리는 북경 오리를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소개하는 레스토랑에서 만나 보세요.


유 유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1920년대, 화려한 상하이를 모티프로 우아한 분위기의 다이닝 홀이 인상적이 유 유안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으로 늘 붐비며 활기를 자랑합니다. 레스토랑 입구에 위치한 오리 숙성고와 오븐을 통해 유 유안의 시그니처 요리를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유 유안을 이끄는 앨빈 팽(Wui Seng, Pang) 셰프는 20년 이상 중국식 BBQ 요리에 전념하며 육류 구이를 탐구해 왔습니다. “단순함 속에서 최상의 맛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전통에 기반한 요리와 새롭게 개발하는 요리 모두 식감과 맛, 곁들이는 소스, 그리고 부재료의 조화를 늘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맛의 원칙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 유안의 북경 오리는 백설탕과 흑설탕, 비정제 설탕 등을 사용해 껍질을 단단하게 굳힌 뒤 숙성 과정을 거치고 오븐에 천천히 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경 오리를 떠올릴 때 ‘베이징’을 생각하지만, 사실 북경 오리는 북방 베이징 스타일과 남방 광동식 스타일로 나눌 수 있어요. 북방식은 개방형 오븐을 통해 오리를 꼬챙이에 매달아서 나무 장작불에서 굽는 조리 방식인 과루(掛爐)를 택하고, 남방식은 폐쇄형 오븐을 사용해 뜨거운 공기로 천천히 익히는 먼루(焖炉)를 사용합니다. 저희 유 유안에서는 먼루 방식으로 천천히 익힌 오리를 마지막에 뜨거운 기름을 뿌려 식감과 향, 맛을 극대화합니다. 껍질은 더욱 바삭하고 풍미가 살아있죠.” 앨빈 셰프는 이와 같이 설명합니다.

잘 구워진 북경 오리는 카트에 담겨 손님 테이블 앞에서 카빙됩니다. 여기에 밀가루와 콩을 발효시켜 만든 톈몐장(甜面酱)을 베이스로 백후추, 꿀, 참기름 등을 넣은 소스와 오이, 대파와 얇고 작은 밀전병을 함께 제공합니다. 뒤이어 남은 살코기 부위는 오리고기 볶음과 양상추 쌈, 대파향 마라소스 오리고기 볶음으로 맛볼 수 있습니다.

유 유안의 블랙 트러플 북경 오리
유 유안의 블랙 트러플 북경 오리

한편, 유 유안에서는 오골계를 연상시키는 블랙 트러플 북경 오리 메뉴도 선보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이 특별한 북경 오리는 오징어 먹물을 이용해 검게 색을 낸 뒤 금박을 올려 더욱 화려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일반 북경 오리와는 달리, 오리를 익히며 나오는 육즙을 베이스로 트러플과 참깨 소스를 더해 완성한 트러플 소스와 블랙 트러플 슬라이스, 캐비아를 함께 냅니다. 얇은 밀전병에 북경오리 껍질과 트러플, 캐비어를 넣고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면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현대적인 감각의 북경 오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앨빈 셰프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제게 북경 오리는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좋은 일이 있거나 특별한 날에만 즐길 수 있었죠. 그래서 북경 오리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버지가 승진했을 때, 할머니의 생신… 항상 기억에 남는 순간에 함께 했으니까요. 여러분도 북경 오리와 함께 특별한 기억을 남기시기를 바랍니다.”


팔레드 신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프렌치 감성과 1930년대 개화기 중국의 화려하면서도 낭만적인 무드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팔레드 신'은 광동식 요리를 베이스로 홍콩과 대만, 한국의 독창적인 요소를 더해 재치있는 요리를 선보입니다. 1994년부터 30여년간 중식에 몸담은 왕업륙 셰프의 요리는 다양한 맛의 조합과 인상적인 비주얼의 플레이팅으로 감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팔레드 신을 대표하는 북경 오리는 180도 내외의 전용 화덕에서 바삭하게 구워집니다. 45일간 숙성한 오리를 나무 막대로 모양을 잡은 뒤 특제 소스를 발라 3일간 숙성합니다. 이후 뜨거운 물에 물엿을 첨가해 오리를 데치고, 전용 화덕에서 50분간 구워 손님의 테이블 앞으로 나갈 준비를 마칩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담은 북경 오리는 테이블 앞에서 셰프가 직접 카빙한 뒤 바삭한 껍질과 살코기를 제공합니다.

북경 오리와 함께 준비되는 팔레드 신의 소스는 톈몐장을 기본으로 설탕과 꿀을 넣어 달콤하게 만든 뒤 고소한 깨와 땅콩 소스를 섞어 완성됩니다. 회오리 모양으로 둥글게 모양을 잡은 뒤, 손님 테이블 위에 서빙됩니다. 가장 맛있는 껍질 부분은 설탕에 찍어 먹고, 껍질과 살코기를 함께 발라낸 부분은 전병, 채소와 함께 소스에 찍어 먹으라는 설명이 곁들여집니다.

한편, 전병도 팔레드 신의 개성을 담았습니다. 밀가루에 감자전분을 혼합해, 다른 곳보다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입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껍질과 함께 입 안에서 더 풍부하고 오랜 여운을 남기는 전병은 북경 오리 만큼이나 곁들이는 요소들의 완성도도 중시하는 셰프의 마음을 담아냅니다. 여기에 얇게 채 썬 오이와 파채를 곁들여 냅니다.

왕업륙 셰프는 북경 오리를 가족을 위한 요리라고 설명합니다. “부모님께 특별한 요리를 대접하고 싶을 때나, 가족이 모일 때 먹기 좋은 음식이에요. 팔레드 신은 맛의 완성도를 위해 반 마리가 아닌 1마리 단위로 오리를 판매하는데, 북경 오리를 먹고 난 뒤 선택할 수 있는 크리스피 오리 볶음밥이나 오리탕면도 즐기려면 두 명 보다는 여럿이 함께 즐기는 것이 더욱 좋죠. 집에서도 즐기실 수 있도록, 포장 판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홍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붉은 실로 이어진 인연’이라는 뜻을 보여주듯 강렬한 붉은 톤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 차이니즈 레스토랑 홍연은 광둥식 요리 전문점입니다. 중국 요리 경력 28년의 정수주 셰프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섬세한 광동 요리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홍연의 북경 오리는 맛의 정수를 담은 껍질만을 제공합니다. 오랜 시간 천천히 조리해 더욱 바삭하고 담백한 오리 껍질을 카빙한 뒤, 오이와 대파, 튀긴 빵가루를 함께 차려냅니다. 튀긴 빵가루는 고소한 오리 껍질과 함께 식감과 풍미를 더욱 배가시킵니다. 단품으로도 북경 오리를 즐길 수 있지만 다양한 코스 요리에 함께 구성되어 다양한 요리를 맛보고 싶은 고객에게도 좋은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껍질만 제공하는 단품 요리는 오리 탕과 오리 볶음을 추가적으로 제공해 푸짐한 테이블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연말, 한 해를 함께 만들어 온 소중한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북경 오리를 나누며, 바삭한 껍질부터 살코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까지 테이블을 채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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