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받은 느낌입니다.”
미토우의 권영운, 김보미 셰프가 지난 2월,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으로 미토우의 이름을 올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발간 행사를 떠올리며 얘기합니다. 2021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첫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이후, 3년만의 변화입니다.
미토우의 이름 뜻대로, 아직 도달하지 않은 경지에 가깝게 가기 위해서 매일 요리를 하는 긴 여정을 걷는 가운데서, 생각한대로 맞는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정류장을 만난 기분”이라고도 말합니다.
“우리가 도달하려고 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 끝은 어디일까라고 생각하다가도, 또 끝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목표이지만, 그 목표라는 것이, 혹은 어떤 것의 끝이라는 건 사실 우리가 정하기 마련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를 구성하는 시간 동안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미토우의 요리는 변화합니다
처음 미토우를 시작했을 때와 견주어 본다면, 가장 크게 변한 건 식재료나 재료를 대하는 두 셰프의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초기에는 어떤 요리를 떠올리며 그에 맞는 재료를 찾았지만, 지금은 재료를 찾고 그 재료에 가장 어울리는 조리법을 연구합니다.
“저희가 구한 재료의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봅니다. 봄나물 향을 더 내고 싶은지, 식감은 더 전달하고 싶은지를 고민하죠. 계절재료를 매년 접하다 보면, 어떤 소비자는 그 재료가 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걸 어떻게 새롭게 느끼게 할 수 있느냐에 집중하는 겁니다. (권)”
이번 봄에도 다양한 나물을 사용합니다. 원추리, 땅두릅 등을 하나하나 따로 조리해서 봄의 요리를 구상합니다. 제주도와 부산에서 생멸치가 이제 나오기 때문에, 튀겨 내는 것도 생각해봅니다. 매해 돌아오는 계절의 같은 재료이지만, 마지막에 완성된 요리를 매년 다릅니다.
“계절의 재료를 항상 찾지만, 우리나라는 특정 재료가 나오는 기간이 짧습니다. 그래서 재료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요리를 만들죠. 어제 못했던 걸 잘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을 거치는 곳이 미토우입니다. (김)”
미토우의 접객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일 많이 변한 것이 미토우의 요리라면, 가장 변하지 않은 것은 손님을 대하는 방법입니다. (김)”
오픈 첫 날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미토우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것 중 하나는 접객이라고 합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예약 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매번 전화로 예약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셰프 둘이서 언제나 손님의 코트를 받으며 인사를 건넵니다.
“옷을 직접 받아주니 새롭다거나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는 손님의 마음이 저희에게 와 닿는 게 커서, 앞으로도 이 부분은 변하지 않고 직접 해야겠다 싶었어요. 이 부분에서 만큼은 효율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권)”
외투를 받아서 걸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은 많지만, 셰프가 직접 외투를 받고 걸어주는 일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가면 나의 친구가 외투를 받아서 걸어주는 것처럼, 이런 작은 하나의 행동으로 셰프와 손님이 친구가 되고 친근함을 쌓습니다.
전통을 인지하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한국에서 일본요리를 하고 있는 미토우이기에, 일본의 외식 시장과 한국의 외식 시장의 흐름을 동시에 체감하고, 그 안에서 미토우만의 색을 만들어갑니다. 전통적인 일본 음식을 바탕으로, 요즘의 맛이나 조리법 등을 더합니다.“매운 맛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일본 음식에서도, 한국과의 문화 교류 덕분에 친숙해져서인지 매운맛을 직접 넣기도 하는 사례가 늘어났어요. 이렇게 요리 방향의 차이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도, 그 누구도 각각 셰프의 이런 시도를 이상하다고 보지 않는 듯 합니다. 저희도 전통적인 일본 음식이 어떤 것이다 라는 것에 대한 인식을 하면서, 트렌드에 관해서는 민감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저희 코스에도 중간에 조금 색다른 의도를 가진 음식을 내보곤 합니다. 전통적인 방향이랑 어긋난다 할지라도 저희는 이렇게 시도해보는 걸 추구하고, 그에 대한 손님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합니다. (권)”
어쩌면 요리사의 개성보다는, 이미 널리 인식되는 일본 요리에 가까운 형태와 맛을 내는 걸 항상 찾는 손님이 있기도 하고, 미토우를 두고, “일본 요리 다운 요리를 내지 않는다”라고도 한다 해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바뀌어가는 일식의 모습 안에 미토우 만의 변화를 어우러지게 적용합니다.
계절 별로 일본에 다녀오며 일본 내에서의 작은 변화를 감지했다면, 이제는 일본 요리를 각각 다르게 해석할수도 있는 다른 나라의 도시도 여행해 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일식 레스토랑이나 일식의 뉘앙스가 접목되어 있는 곳을 방문하면 또 다른 영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항상 미토우가 추구하는 건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한 과정이고, 그 과정을 거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겁니다. 그렇게 물 흐르는 하루의 시간동안,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해서 해보면서, 손님이 행복하고 우리가 보람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끝낼 수 있는 것, 가장 단순하게 본다면 그게 목표입니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