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 In 1 minute 2021년 3월 31일

[레시피] 안티트러스트 장진모 셰프의 감태 비빔국수

섬세한 파인다이닝과 친숙한 일상 요리의 경계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안티트러스트의 장진모 셰프가 식탁에 생동감을 더해 줄 특별한 홈쿠킹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안티트러스트는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좋은 미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철학을 접시 위에 담아 올립니다. 섬세한 파인다이닝의 요리와 일상의 친숙한 요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안티트러스트의 요리에는 이곳을 지휘하는 장진모 셰프의 독창적인 개성이 뚜렷이 드러납니다. 이번에는 장진모 셰프가 식탁에 생동감을 더해 줄 특별한 홈쿠킹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장진모 셰프가 제안하는 감태비빔국수 (Pic: Antitrust)
장진모 셰프가 제안하는 감태비빔국수 (Pic: Antitrust)

안티트러스트의 감태비빔국수


메밀면 150g
통들깨 5g
영양부추 3g
처빌(Chervil) 소량

감태 페이스트
감태 30g
김 20g
트러플 오일 50g
참기름 80g
멸치육수 15g
볶은 땅콩 80g
간장 4g
들깨 30g
소금 4g

1. 감태 페이스트에 있는 재료 모두를 넣고 블랜더로 곱게 갈아 준비합니다.

2. 면을 5분정도 삶아 찬물에 행궈 물기를 제거합니다. (면은 제품에 따라 삶는 시간 다르니, 제품의 설명서대로 진행합니다.)

3. 감태 페이스트를 50~60g 정도 덜어 면과 섞습니다.

4. 면을 잘 버무린 뒤 그릇에 담고, 이 위에 통들깨와 영양부추, 처빌을 올리고 들기름을 조금 뿌려 완성합니다.

안티트러스트의 다이닝 홀 (Pic: Antitrust)
안티트러스트의 다이닝 홀 (Pic: Antitrust)

안티트러스트에서는 어떤 요리를 추구하나요?

저희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파인다이닝의 감각을 담은 음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파인다이닝의 특별한 요리와 일상 음식은 각각의 장점이 있는데요, 흔히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요리는 일상에서 늘 먹는 요리와는 매우 다른 음식을 내죠. 하지만 일상적인 요리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은 근원에는 한 입에 넣었을 때 모두에게 ‘맛있다’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안티트러스트의 음식도, 입에 넣었을 때 직관적으로 즐거움이 느껴지는 그런 요리를 추구합니다. 그러면서도 일상의 요리에 안주하지 않고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함을 주고자 노력합니다. 이 특별함은 형태나 식감, 먹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 보고 있어요. 그래서 첫 눈에 독특함을 느끼고, 한 입 먹으면 친근하면서도 맛있고, 계속 먹다 보면 재미와 특별함이 느껴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단순히 캐주얼한 음식을 추구하기보다는, 맛을 이해하기 너무 어렵지 않은 친숙함과 특별함이 공존하는 형태의 음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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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트러스트를 방문한 고객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저는 레스토랑이 손님한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안티트러스트는 서울 다이닝 씬에서 파인다이닝에 입문하는 정도의 위상을 담당한다고 봅니다. 파인다이닝을 경험해 보고 싶은 잠재적인 고객은 많지만, 당장 15만원이 넘는 가격대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많이 계실 거에요. 이런 분들에게, 이 정도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무엇이 다르고 특별한지를 보여드리고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나면 저희 레스토랑의 음식이 평소에 먹던 것과는 매우 다르면서도 신기하고 독특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 안티트러스트 가격대의 레스토랑도 이렇게 이색적이고 즐거운 경험을 주니, 더 비싸고 좋은 평가를 받은 곳들에 가면 어떤 놀랍고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티트러스트의 한 입 음식 (Pic: Antitrust)
안티트러스트의 한 입 음식 (Pic: Antitrust)

안티트러스트 레스토랑 이름이 흥미롭네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 보고자 가게 이름을 정했습니다. 원래 ‘안티트러스트’를 제안한 것은, 제 동업자이자 레스토랑의 대표에요. 그의 본업은 본인의 전문분야가 반독점, 공정거래 같은 사안, 즉 ‘안티트러스트(Antitrust)’를 담당하는 일이거든요. 저희 레스토랑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콘셉트와 맞물려 재미있는 이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 한국에서 안티트러스트라는 영어 단어는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흔한 단어는 아니에요. 그래서 얼핏 Trust, 즉 신뢰의 anti , ‘반대’라는 뜻으로도 생각해볼 수도 있죠. 제가 지금까지 서울에서 해 온 레스토랑들이 파인다이닝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으레 제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 고객들이 파인다이닝을 기대하고 오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레스토랑이 그 기대감을 신선하게 깨고 새로운 가치를 준다는 의미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이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건물은 1980년에 지어진 가옥이에요. 그래서 그때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도록 인테리어를 했죠. 이 공간에서 안티트러스트가 추구하는 요리와 어울리도록, 이질적이면서도 편한 기분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옛 가옥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2층 프라이빗 다이닝 홀 (Pic: Antitrust)
옛 가옥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2층 프라이빗 다이닝 홀 (Pic: Antitrust)

어떻게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되셨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 우연히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요리사라는 직업이 매우 자유롭고 열린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처음 요리를 시작한 곳은 캐나다였는데, 이 지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키 리조트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있으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키 시즌에 와서 일을 하다, 스키 시즌이 끝나면 또 다른 휴양지로 떠나갔어요.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기에는 요리사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그 때는, 여행을 정말 많이 하고 싶어서, 제가 훌륭한 요리사가 되면 많은 곳을 다니면서 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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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님의 롤 모델은 누구이신가요? 영향을 받은 특별한 인물이 있나요?

만나는 다양한 셰프님들에게 영향을 받아요. 지금은 딱히 특정한 누군가를 롤 모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한국 다이닝 씬을 이끌며 모범적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계시는 동료, 선후배 셰프님들께 많이 배웁니다.

셰프의 삶에서 가장 어려운 점, 또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일하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고, 일을 마치고 난 뒤의 삶이 명확히 분리되지도 않고요. 하지만 이 단점이 곧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요리사는 단순히 직업, 즉 ‘일’로 요리를 하기보다는 요리사의 삶을 사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요리사의 삶을 제 일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참 멋진 일입니다.



셰프를 꿈꾸는 젊은 학생들, 초보 요리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리사로써 기술적 성취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색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요리를 손님에게 낼 것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이 핵심이죠. 지금까지 저도 다양한 업장에서 후배 요리사들과 함께 일했는데, 이 친구들이 막상 본인의 레스토랑을 꾸리기를 원하면서도 ‘어떤 음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한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자신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어떤 요리를 할 건지 정한 뒤 그것에 맞게 일을 성실하고 진중한 태도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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