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3 minutes 2019년 6월 14일

1스타 ‘주옥’ 신창호 셰프: ‘저만의 음식 만들어요’

계절에 따라 메뉴가 순환한다. 365일 중 재료가 가장 빛나는 때. 그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요리로 행복을 심는 셰프는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농장과 산지를 방문하며 미각으로 계절의 흐름을 읽는다. 재료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온전히 맛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끝없는 식재료 탐색과 테이스팅은 셰프의 일상이다. 지겨워질 때까지 먹고, 또 먹어본다. 맛에 맛, 그리고 아이디어가 더해져 계절을 담은 하나의 요리가 탄생한다.

‘주옥’은 오너 셰프 신창호의 지휘 하에 오픈 1년 반 만에 미쉐린 1스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동시대의’ 혹은 ‘현대의’를 의미하는 단어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미쉐린 평가원들이 ‘주옥’에 부여한 카테고리 ‘코리안 컨템포러리 퀴진’은 ‘현시대의 한식’으로 해석된다.

‘현대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긴 했지만, 식사를 하다 보니 ‘한식’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질적인 요소들이 눈에 띄었다. 이를테면 식사 중간에 제공된 갓 구운 프렌치 바게트와 프렌치 버터. 오리, 이베리코 포크, 양 갈비 등 담음새만 보더라도 유러피안 감성으로 충만했던 메인 요리들.

정체성의 혼란이 고조될 때쯤 정갈한 자태의 모둠 장아찌와 고슬고슬 윤기나는 쌀밥이 등장했다. 왠지 반가웠다. 한국 사람이라 어쩔 수 없나 보다. 동행한 프랑스인은 된장소스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에 밥과 달래장아찌를 곁들여 먹었다. 프렌치의 입맛에도 진한 풍미의 오리에 알싸한 달래장아찌가 잘 맞았나 보다. 또 다른 지인은 연잎 생선찜의 간장 소스에 연신 밥을 비벼 먹었다. 고깃집에서 고기를 배불리 먹고도 공깃밥과 찌개로 마무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들의 습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셰프의 배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신창호 셰프의 ‘코리안 컨템포러리’ 퀴진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컨템포러리 코리안’ 우리네 밥상의 모습을 투영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한국인의 쌀 소비량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빵 소비는 증가하고 있으며, 밥 대신 샌드위치나 파스타로 한 끼 때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진화든 퇴보든 식문화는 시대와 더불어 변화한다. 지금의 한식도 100년 전, 그리고 그 이전의 한식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 같지는 않다.

신창호 셰프가 이어받은 것도 바로 이러한 ‘명맥’이다. 한식을 가장 한식답게 만들어주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발효 ‘장(醬)’도 여기에 포함된다.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는 제철 식재료와 더불어 신창호 셰프의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 요소들이다. 전통과 정통의 기반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주옥’만의 스타일을 창출해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요리하는 사람 신창호가 한식에 바칠 수 있는 최고의 오마주가 아닐까.

직접 담근 천연발효 식초 진열
직접 담근 천연발효 식초 진열

미쉐린 1스타 축하합니다. 이메일로 사전 통보를 받았을 때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요?

이마트에서 장 보고 있었어요. 이메일을 열어본 순간 얼어버렸어요. ‘진짜 나한테 주는 거 맞아?’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어요. 너무 좋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10분 동안 가만히 서서 메일만 들여다봤어요.


기대는 했었나요?

했었죠. 그런데 이게 기대한다고 받게 되는 게 아니고… 간절히 기대는 했지만, 막상 소식을 접하고 나니 감회가 굉장히 새롭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스텝들에게 스타 소식을 어떻게 알렸는지 궁금해요.

스텝들에게는 시상식 전 날 알려줬어요. 샴페인 한 잔씩 따라주면서 고맙다고 했죠. 제가 작년에 직원들에게 한 약속이 있는데, 올해 1스타를 받게 되면 일본으로 포상 휴가를 보내주겠다고 했어요. (동경의 2스타 레스토랑) Florilège를 포함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 데려가 주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뻤어요.


미쉐린 가이드를 언제 처음 접했었나요?

20살, 요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알게 되었어요.


‘요리를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요?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이지만,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어요. 고 3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요리 보고 세계 보고’라는 TV프로그램을 보고 ‘나도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이것저것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로 빠진 것 같아요. 평상시 국영수 과목은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요리가 재미있다 보니 틈만 나면 요리책을 봤어요.

‘서해안 자연산 대하’
‘서해안 자연산 대하’

요리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나요?

내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어요. 내 요리를 먹고 맛있다고 해주는 사람들의 반응도 신기했고요. 새로운 재료를 찾고, 재료들 간의 좋은 조합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짜릿함에 푹 빠졌었던 것 같아요.


특별히 관심 있었던 요리 장르가 있었나요?

처음에 요리를 시작했을 때는 불만이 많았아요. 저는 30대 중반까지 한국에서만 요리를 했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정통에서 벗어난 음식은 셰프도 대중도 받아들이지 못하던 시절였이어요. 이를테면 프렌치 요리에 간장을 쓴다고 하면 난리가 났었죠. 어릴 때 버터 밥에 계란 얹고 간장 조금 넣어 비비면 그렇게 맛있었는데. 맛있는 걸 아는데 ‘프렌치’라는 이유로 못하게 하는 게 불만이었어요. 20대 후반이 되었을 때 비로소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조금씩 시도하기 시작했고, 손님들의 반응도 좋았어요. 그때 생각했죠. ‘장르를 떠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음식을 해야겠다’고요.

‘페이스트리 육회’
‘페이스트리 육회’

그래서 탄생한 곳이 ‘주옥’인가요?

맞아요. ‘남들이 다 하는 걸 똑같이 하는 게 과연 의미 있을까?’라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었어요. ‘주옥’을 열 때도 저만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음식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손님들도 그런 음식을 원할 거라고 믿었고요.


방금 언급한 신창호 셰프만의 요리는 어떤 요리인가요?

정성이 담긴 깔끔한 요리요.


그렇다면 신창호 셰프는 한마디로 어떤 셰프죠?

저는 천재적인 셰프도 아니고요, 우직함 하나로 버티는 사람이에요. 성실하고 빠릿빠릿하게 발품 잘 팔고요, 싸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 최대한 싸게 구해오는 거 잘 해요.


‘주옥’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파인 다이닝 중에서도 가성비가 훌륭한 곳이다’라고 평가하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작은 업장인데다가 그 비싼 청담동 중에서도 가장 싼 골목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해요. 또 좋은 식재료를 쓰는 대신, 중간 과정을 최대한 생략해서 음식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매일 아침 가락시장이랑 경동시장에 가서 재료를 구해 오면 10%를 줄일 수 있어요. 채소는 ‘준혁이네 농장’에서 떼어와요. 거기서 또 10%를 줄여요. 해산물은 전화해서 직거래로 받는데, 거기서도 10%를 추가로 줄이죠. 제가 직접 뛰면 지금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요.


경동시장에 가면 보통 어떤 재료들을 눈여겨보나요?

각종 나물이오. 가락시장에 없는 재료들이 경동시장에는 굉장히 많아요. 취나물 같은 경우 가락시장에 가면 한 종류 밖에 없는데, 경동시장에는 다섯 종류가 있어요. 마 씨 같은 특이한 재료도 경동시장에서 구해 와요.


요즘 많은 셰프들이 ‘자연이 주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요리에 담으려고 노력한다고 입 모아 말해요. 그 말을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겠는데, 요즘처럼 대부분의 식재료들이 대량 생산되는 시대에 과연 그 ‘자연의 맛’이라는 게 존재할까 회의적일 때가 있어요. 셰프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사실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준혁이네 농장’에 다닌 지 2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 사이에도 굉장히 많이 배웠어요.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 농장 대표님의 확고한 철학과 우직함이 가슴에 와닿아요. 무농약, 무비료, 무경운 농법을 고집하시고, 오직 자연과 땅의 힘만으로 각종 작물을 재배하세요. 그래서 그런지 재료가 확실히 달라요. 농장을 찾기 전에는 한국에서 먹어본 비트가 맛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올겨울에 대표님의 비트를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물론 계절적인 요인도 있어요. 겨울 작물이기 때문에 봄, 여름에 수확하는 비트는 맛이 없거든요. 예전에 홍콩에서 먹었던 비트 샐러드는 ‘시럽에 절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았는데, ‘준혁이네 농장’ 비트가 바로 그 맛을 냈어요. ‘아, 이런거구나. 이래서 계절이 중요한 거구나’ 절실히 느끼게 됐죠. 물론 약을 안 친 작물이 무조건 맛있지는 않아요. 맛이 떨어지는 건 가니시로 쓰거나 부재료로 사용해요.


메뉴 테스팅은 얼마나 자주 하나요?

시즌별로 3주씩 몰아서 했었는데, 요즘은 최대한 미리미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새로운 메뉴는 개시하기 일주일 전부터 서비스로 내보내면서 손님들의 반응을 살펴요.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최종 조율을 한 다음 메뉴에 올려요.

들기름과 러시안 오세트라 캐비어 (직접 재배하여 짠 들기름, 제철 해산물, 메추리알, 조선 간장 소스)
들기름과 러시안 오세트라 캐비어 (직접 재배하여 짠 들기름, 제철 해산물, 메추리알, 조선 간장 소스)

‘주옥’의 시그니처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들기름이에요. 장모님께서 직접 짜주신 기름이라고 들었는데, 그 맛과 향이 기가 막히던데요?

장모님께서 경남 진주 밭에다 농사를 지으세요. 들깨를 유독 많이 심으셔서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게 됐어요. 바로 그 들깨로 기름을 짜서 보내주시는데, 맛이 시중에서 파는 들기름이랑 차원이 달라요. 직접 재배해서 수확한 들깨로 짠 기름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이루 말할 것도 없고요. 이걸로 메인 요리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들기름과 제철 해산물’의 조합은 어떻게 나온 거죠?

어렸을 때 뜨거운 밥에 계란 프라이 한 장 얹고 간장과 들기름 넣어 비벼 먹었던 기억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계란밥 맛있잖아요. 그래서 조합해봤어요. 메추리알에 들기름, 그리고 간장. 간장만으로는 간이 좀 부족해서 캐비아와 조선간장에 절인 양파를 얹었어요. 그런데도 뭔가 좀 부족하길래 해산물을 올려봤죠. 모든 해산물이랑 다 페어링 해본 것 같아요. 각종 회, 그리고 랍스터까지. 결국에는 소라더라고요. 이 메뉴를 처음 냈을 당시 프랑스에서 놀러 온 친한 셰프들이 먹어보고 피드백을 줬어요. 다양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요리가 조금씩 바뀌게 되었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어요. 꼬막, 소라, 그리고 지금의 전복 소라까지.


들기름이라는 게 한국인들에게나 익숙하지 외국인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하고 귀한 재료에요.

참기름은 어딜 가나 있는데 들기름은 정말 없더라고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깻잎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있었던 ‘노부 마이애미(Nobu Miami)’에서는 워낙 다양한 아시아 식재료를 다뤄서 어린 깻잎도 종종 받았었는데, 외국인 셰프들이 그게 뭔지 모르더라고요.

‘Nobu Miami’ 시절의 신창호 셰프
‘Nobu Miami’ 시절의 신창호 셰프

‘노부’에서 1년 동안 일하면서 참 많이 배웠을 것 같아요. 뭐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한국에서는 요리를 열심히 하긴 했지만, 뭔가 창의적으로 시도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 계기를 노부에서 찾았어요. 지금은 비록 유행에 뒤처진 레스토랑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저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곳이에요. 일식의 영향을 받았지만, 단순 일식이 아닌 페루비안, 아시안, 아메리칸 재패니즈 퀴진 등 경계가 모호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어요. 저같은 사람에게는 딱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었던 틀에 박힌 요리 세계에 대한 불만을 깨끗하게 해소해준 곳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거기서 배운 것 또 한 가지! 재료는 무조건 최고를 써야 한다.


식사 중간에 바게트와 버터가 나와요. 왜 빵인가요?

식사의 탄수화물 부분을 뭘로 채울까 고민하다가 제가 빵을 좋아해서 빵을 내기로 했어요. 식사빵을 메뉴에 넣으려고 배운 건 아니지만,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하면서 베이킹을 공부했어요. 다양한 빵을 배웠는데, 제 입에는 바게트가 가장 맛있더라고요. 제 베이킹 스승 또한 타협을 안 하는 분이세요. 최고급 프랑스산 밀가루, 가장 좋은 소금과 이스트를 고집하셨어요. 확실한 건 고집해야 할 가치가 있는 비싼 재료는 비싼 만큼 돌려줘요.


메인 디시에 ‘이베리코 주물럭’이 있어요. 한국에도 좋은 돼지가 있는데 굳이 이베리코 품종을 쓰는 이유가 있나요?

저도 한국 돼지로 요리를 풀고 싶었어요. 제주도 흑돼지, 듀록, 지리산 버크셔K까지 써봤는데, 제가 원하는 맛이 안 나더라고요. 굳이 이베리코를 쓰는 이유는 맛이 좋기 때문이에요. 다른 품종이 이베리코 돼지 특유의 풍미를 못 따라와요.


메인 코스가 진행되는 도중 제공되는 밥과 장아찌가 인상적이었어요.

오픈 초창기 때는 밥도 장아찌도 안 드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앉아서 제가 만든 요리를 먹었는데, 간이 좀 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장 특유의 간이 있잖아요. 그래서 밥이랑 같이 먹어봤는데 잘 어울렸어요. 고기만 먹으면 자칫 느끼할 수가 있잖아요. 장아찌를 곁들여 봤더니 그게 또 잘 어울렸어요.

처음에는 요리와 식사를 함께 나눠먹는 콘셉트의 상차림으로 갔어요. 그런데 간혹 그걸 불편해하는 손님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장아찌 빼고 전부 다 개인 그릇에 서빙하고 있어요. ‘이게 한식이다’라고 손님들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요리, 제가 전부터 하고 싶었던 요리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장아찌는 직접 담그나요?

네. 경동시장에 가면 익숙하든 생소하든 최대한 다양한 식재료를 들고 오는데, 나물로 쓸 수 없는 재료들은 모두 장아찌로 담가요. 달래처럼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재료와 바질이나 가죽처럼 실험적인 재료를 두루두루 써요.


어떤 음식 좋아해요?

진짜 배부른 소리인데, 업장을 운영하면서부터 너무 많이 먹어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일 때문에도 먹어야 하고, 공부 차원에서도 먹어야 해요. 어릴 때는 고기를 참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드니 회가 좋아요. 푹 삭은 김치도 좋아해요. 시골 장에 가보면 할머니들 계신 곳에는 늘 곰삭은 김치가 있어요. 그런 거 만나면 엄청 행복해요.


김치를 직접 담그기도 하나요?

김치를 담그기는 하는데, 손님상에는 내지 않아요. 김치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 제가 퀄리티 컨트롤을 할 자신이 없어요.


‘셰프 하기 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미쉐린 스타를 받았을 때요. 제 아내도 요리를 하던 사람인데, 둘이서 예전부터 ‘한국에는 미쉐린 가이드가 언제 들어올까?’ 많이 얘기했었어요. 외국에 나갈 기회가 생길 때마다 함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면서 먹거든요. 그러다가 ‘주옥’이 별을 받게 되니 참 행복했고, 가족들도 정말 기뻐했어요.


후배 셰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라고, 그리고 서두르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요즘은 4-5년 일 배우고 바로 식당 오픈하려고 하는데, 제 경험상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모든 단계들을 다 거쳐보는 게 정말 중요해요. 지름길로 가는 게 무조건 잘못됐다기보다는, 모든 과정을 천천히 밟다 보면 언젠가는 훨씬 더 뛰어난 셰프가 되어있을 거예요.


끝으로 올해의 다짐이 있다면?

오르막이 있으면 항상 내리막도 있는 법인데, 내리막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 올해는 손님들께 보다 더 좋은 메뉴를 내고 싶어요. 작은 업장의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채워가면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발행일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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