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2년 6월 10일

셰프들을 사로잡은 초당옥수수

아삭함과 달콤함으로 셰프들을 사로잡은 초당옥수수. 초당옥수수의 매력과 오해, 그리고 초당옥수수를 이용한 메뉴들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의 격렬한 취향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이 있다면 단연 탕수육과 복숭아입니다. 탕수육에는 '부먹'과 '찍먹' 논쟁이 끊이지 않고, 매년 복숭아 철에는 '물복'과 '딱복' 논쟁이 이어지죠. 여기에 이어 사람들의 취향 논쟁에 새롭게 불을 지핀 식재료가 있습니다. 바로 옥수수입니다. 쫀득한 찰옥수수와 아삭한 초당옥수수 중에 무엇이 여러분의 취향인가요?

셰프들은 단연 초당옥수수에 빠진 것 같습니다. 초여름인 6월부터 7월 중순 즈음까지 신선한 초당옥수수를 즐길 수 있는데, 이 기간동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빕구르망 레스토랑에서도 초당옥수수를 이용한 메뉴를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씹을수록 알알이 터져나오는 달콤한 즙 덕분에 에피타이저부터 메인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했는지 구경하는 재미까지도 있습니다.

셰프가 바라본 초당옥수수의 매력

주옥의 신창호 셰프는 초당옥수수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단만 뿐 아니라 다양한 요리로 변주가 가능한 맛과 식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찰옥수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릴때 워낙 많이 먹어 물리기도 했지만, 사실 특유의 단단한 식감 때문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초당옥수수는 달랐죠. 처음 등장했을 때 부터 특유의 단맛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어요.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조리법을 더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기 좋기 때문이었습니다. 생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주스로 만들 수도, 볶거나 구워도 된다는 점이 좋았어요. 조리법에 따라 맛의 개성이 다르게 표현되기도 하고요.

미국에서 수입된 초당옥수수를 한국에서 처음 먹어보았을 때의 느낌도 아직도 생생해요. 정말 맛있었거든요. 하지만 당시에는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쌌어요. 보통 초당옥수수와 같은 특수작물들은 대중화되는데 시간이 꽤 필요한데, 초당옥수수는 다른 품목들보다 빠르게 대중화되어서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어서 특히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맛과 식감이라 그렇겠죠?"

초당옥수수에 대한 오해

대표적인 오해는 아무래도 이름과 연관이 있습니다. 강원도 초당 지역에서 난 옥수수라서 초당옥수수라고 부른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超(뛰어넘을 초)' '糖(사탕 당)' 자를 써서 초당 옥수수입니다. 말 그대로 사탕보다 단 옥수수라는 뜻이죠. 그래서 영어로는 'Super Sweet Corn'이라고 불립니다.

두 번째 오해는 유전자변형(GMO)식품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너무 달고 맛있어서 생긴 오해 중 하나인데, 초당옥수수는 단옥수수 사이의 교배로 태어난 자연적인 품종입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사실 초당옥수수는 돌연변이의 일종이라는 점입니다. 단맛을 가진 품종인 '단옥수수'가 변이를 일으켜 생겨난 돌연변이로, 그것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기질이 주체가 되는 열성 변이의 결과물입니다. 옥수수는 보통 옥수수 내부의 당분이 전분화되며 옥수수다운 식감을 가지게 되는데, 초당옥수수는 이 당분이 전분화되지 못해 초반의 달콤함을 그대로 가지고 끝까지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우성이어야지만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열성이라고 꼭 나쁜 결과가 있는 것만도 아닌 셈입니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맛있는 초당옥수수를 먹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오해는 초당옥수수가 국산 품종이라는 점입니다. 홋카이도 옥수수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초당옥수수는 일본 품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그 조차도 오해입니다. 현재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초당옥수수 종자 중 99%는 미국 품종인 상황이죠. 하지만 국산 품종을 길러내기 위한 노력 또한 현재진행중입니다. '반딧불이' '고당옥 1호' 등이 개발되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개량 품종이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6월이 조금 지나간 지금, 올해의 초당옥수수 시즌도 시작되었습니다. 발빠르게 초당옥수수 메뉴를 선보인 레스토랑에서 만난 메뉴들을 소개합니다.

미토우의 솥밥
미토우의 솥밥

미토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1스타 

계절의 맛을 소개하는 곳 미토우에서 만난 초당옥수수 요리는 솥밥입니다. 은대구 구이와 머위대, 초당옥수수를 얹은 솥밥은 맛과 식감 모두 탁월합니다. 훈연향을 머금은 담백한 은대구살 사이로 촉촉하게 잘 익은 쌀밥, 사각한 식감이 그대로 남아있는 머위대, 그리고 달콤한 초당옥수수가 한데 어우러져 초여름의 맛을 완성합니다. 이 솥밥에서 초당옥수수는 주연이 아니지만, 주연인 은대구구이와 쌀에 가려지지 않는 완벽한 신스틸러의 역할을 해냅니다. 

밍글스의 초당옥수수 샐러드
밍글스의 초당옥수수 샐러드

밍글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2스타

다양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담아내는 밍글스의 샐러드가 여름을 맞아 초당옥수수를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초당옥수수와 아스파라거스, 블루베리, 토마토, 방아 등 이 계절에 맛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채소를 담아낸 후 차가운 초당옥수수 수프를 곁들입니다. 밍글스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초당옥수수를 이용한 메뉴를 선보여왔는데, 그 중에서도 이번 메뉴는 초당옥수수의 매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메뉴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한 초당옥수수의 맛과 향을 한 그릇 안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 튀김, 수프 등 여러가지 조리법이 더해진 덕분에 한결 화사하고, 다채로운 식감의 메뉴가 되었습니다.  

주옥의 장어 막걸리빵
주옥의 장어 막걸리빵

주옥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2스타

주옥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장어 막걸리빵'도 여름을 맞아 초당옥수수 이불을 덮었습니다. 부드럽게 졸여낸 장어 약식을 기공이 많아 폭신한 식감의 막걸리빵 위에 얹은 후 초당옥수수 튀김을 얹어냈습니다. 장어와 막걸리빵의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로운 와중에도 아삭한 초당옥수수의 식감이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리고, 대부분의 요소가 은은한 단맛을 내는 동시에 감칠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베이스이즈나이스.jpg

베이스 이즈 나이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빕구르망

채소 중심의 식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인 '베이스 이즈 나이스'에서는 초당옥수수 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찰옥수수 밥 위로 바삭한 청무와 캐러멜라이즈 한 초당옥수수를 얹어낸 이 메뉴는 찰옥수수를 좋아하는 사람도, 초당옥수수를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한 그릇의 밥인 셈입니다. 여기에 함께 나오는 제철 채소를 사용한 국과 채소 구이, 피클 등을 곁들이면 든든한 제철의 식사가 완성됩니다. 

소개한 레스토랑 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빕구르망 레스토랑에서 초당옥수수를 이용한 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메뉴 변동이 잦은 레스토랑이라면 앞서 소개한 메뉴를 맛볼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많은 곳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이번 여름 내내 셰프들이 각자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초당옥수수의 맛과 향을 선보일테니까요. 스타터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어 우리의 여름을 즐겁게 해줄 초당옥수수 메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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