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1년 9월 7일

멈추지 않는 혁신의 여정: 가온 김병진 셰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부터 5년째 변함없이 3 스타를 유지하고 있는 가온의 김병진 셰프는 과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재창조해 나가는 ‘정통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inspiration

김병진 셰프가 이끄는 가온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지난 2016년 말 처음 발간된 이후, 다섯 해 연속해 3 스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적 혁신이 끊임없이 융합되며 새로운 미식 문화를 창조하는 서울에서, 가온은 ‘한식의 정통성’을 찾아 미식가들에게 선보입니다.

가온의 김병진 셰프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에서 전통을 바르게 이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혁신의 여정을 공유하며, 한국 미식의 전통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가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김병진 셰프가 요리에 열정을 가지게 된 계기는…

처음부터 셰프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다기보다는, 고등학생 시절 은사님의 권유로 조리학과에 진학하며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생으로서 처음 주방에 들어갔을 때, 복잡하면서도 완벽한 체계 안에서 수많은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에 신선한 매력을 느꼈어요. 이 모든 과정 안에 제가 포함이 되어 있다는 사실도요.

저는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열정을 가져요. 레스토랑은 각기 다른 업무를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완전체라고 생각해요. 요리하는 사람, 그 요리를 서비스하는 사람, 그 요리에 쓰이는 재료를 키우는 사람, 그 요리를 먹는 사람, 그 요리와 어울리는 술을 제조하는 사람, 그 요리를 먹는 공간을 만든 사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공간이죠. 이 안에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행복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 요리에 대한 열정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주변에 연관된 모든 사람이 제 롤 모델이자, 스승이에요. 나이와 상관없이 각자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항상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어요.

가온이 추구하는 요리 – 근본에서 자연스러움을 찾다

가온은 순 우리말로 ‘가운데’를 의미해요. ‘한식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죠. 단순히 음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중심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어요. 한식 요리와 그 요리를 담아내는 한국의 도자기, 그 요리와 어울리는 한국의 술, 그 요리를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집 같은 공간, 그 요리와 어우러지는 음악 등 가온에 방문하시는 것만으로 많은 한국 문화를 즐기실 수 있죠.

가온은 근본, 기본을 가장 중시합니다. 근본은 자연스러워야 해요. 한식이 건강한 이유는, 계절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제철 재료를 이용해 요리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사용하고자 하는 주재료에 충실하며 재료 본연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조리 방법이나 그 외에 사용되는 부재료는 모두 주재료와의 관계 속에서 조연을 담당합니다.

가온의 요리는 ‘왕의 하루’라는 컨셉으로 준비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궁중요리를 현대식으로 내려는 것이 아니에요. 조선시대 한 나라의 가장 중요했던 사람, ‘왕’이 하루 동안 먹었던 음식의 이치에 따라 코스를 구성했죠. 그 당시에는 왕의 활동량과 계절에 따라 매일 적합한 요리가 제공되었어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건강하고 귀한 요리를 준비합니다.

가온 김병진 셰프의 요리 철학은…

맛있는 요리는 최상의 재료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가온의 셰프로서 언제나 식재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절대 품질을 타협하지 않습니다. 가끔 날씨나 유통 상황에 따라 조금이라도 질이 떨어지는 재료가 있으면 당일에 다른 재료를 사용해서 다른 메뉴로 대체하거나, 가능하면 다시 재료를 공급받죠. 산지를 다니면서 거래처를 직접 발굴하기도 하고, 매일 새벽과 오후에 직접 시장에 나가 좋은 재료를 구합니다. 생산자, 공급자와 오래 관계를 맺으면 그들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계절 재료들을 제안해 주기도 해요.


고전과 현대, 그리고 ‘시대를 향유하는 문화 경험’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것입니다. 우리 어머님들이 전해주신 진심과 마음, 지혜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에 두려워하지 말고 적응해야 해요.

어떤 분야의 정통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를 계승하면서도, 이 안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해야 합니다. 현대의 흐름에 맞게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이 중요해요. 가온은 한식의 정통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 요리를 연구해 장점은 더욱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죠. 과감하게 버릴 부분을 버리고, 현대적인 기술과 조리법을 적용해 개선하기도 합니다.


가온의 민어선

가온의 민어선에 사용되는 씨간장은, 레스토랑을 오픈하기 전 만들었던 장에서 나온 간장입니다. 그 양이 한정적이다 보니, 새로 담근 간장에 이 씨간장으로 향과 풍미를 더합니다.
저는 주재료를 뒷받침하는 식재료를 고를 때 이것이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주변의 식생 환경은 어떤지, 계절은 어떤지를 고려해요. 민어는 새우를 먹고 자라고 감칠맛이 나는 재료이기 때문에 민어선에 새우를 더했고, 여름 호박으로 감칠맛을 표현했습니다.



가온의 저육편

저육편은 보쌈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입니다. 돼지 등심을 건조한 누룩소금에 재워 7일간 숙성합니다. 된장과 계피, 감초, 각종 향신채소를 넣고 우려낸 육수에 건조숙성한 등심을 넣고 65도에서 2시간동안 저온조리해 부드러운 식감을 살립니다. 이 돼지 등심을 얇게 썰어 새우젓과 보리, 김치가루와 누룩소금에 절인 참외, 돌산 갓과 산초 장아찌를 곁들여 냅니다.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영감은 항상 익숙한 것에서 옵니다. 여유가 많지는 않지만, 시간이 나면 저는 책이나 영화를 보고, 전시회와 미술관을 방문하죠. 마냥 낯선 세계에서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거나 알고 있는 익숙한 것을 보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새로운 방향성과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책임감’, 셰프가 지켜야 할 덕목

셰프는 늘 한결같아야 합니다. 가온이 미쉐린 스타를 받았지만 절대 자만하거나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죠. 손님에 따라 가온의 음식을 칭찬하거나 혹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셰프를 꿈꾼다면,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지금 당장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만들고자 하는 음식에 대한 책임감이 있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부지런하게 노력하고, 끈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마치 인생과도 같죠. 꿈을 정했다고 해서 가만히 앉아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이르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합니다.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 맞물려 있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그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셰프로서, 그리고 리더로서 소신을 가지고 팀을 이끌어 가는 것도 중요해요. 외식업계는 매우 잔인한 편입니다. 식당이 추구하는 본질을 보려는 사람보다, 각자의 취향에 기반해 비교하고 판단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철학을 갖고 많은 고민을 하고,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온, 멈추지 않는 혁신의 여정

가온이 처음 미쉐린 3 스타로 선정되었을 때, 한식이 세계로 나아가고 있고 점점 더 인정을 받는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한식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그동안 한식은 힘들고 어렵기만 한 요리라는 편견이 있어, 젊은 요리사들 사이에서는 기피의 대상이었거든요. 미쉐린 스타를 받고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오는 것을 보고 가온이 한식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이듬해부터는, 셰프로써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을 크게 느낍니다. 한식은 전 세계인들에게 무한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요. 미쉐린은 가온이 이 역할을 하는 데 힘을 실어 주는 존재입니다. 이 역할의 무게를 생각하며, 저희가 보여주고자 하는 ‘가온만의 한식’이 중심을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하며 저희의 여정을 개척해 나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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