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2 minutes 2020년 9월 23일

온지음 조은희 셰프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

온지음의 음식은 “당신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임을 알려준다. 온지음의 주방을 지휘하는 방장 조은희 셰프. 그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이다. 그녀의 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밥 한술에 사랑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한다. 정교하고 섬세한 한식과 따스한 리더십, 조은희 셰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고요한 멈춤, 비로소 바른 출발을 할 수 있습니다.
쉼, 돌아보기,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에게 감동하기 

일주일은 참으로 빠르게 달려갑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레스토랑으로 출발하고 집에 돌아오면 12시예요. 전속력으로 달리는 가운데 쉬는 날은 참 소중합니다. 그럴 때는 몸을 한번 편안하게 쉬게 해요. 음악도 듣고 잠도 푹 자구요. 일주일 중 월요일은 준비하는 시간이 있어요. 그럴 때 공부도 하고 동료들과 맛있다고 소문난 레스토랑도 순례하곤 한답니다. 요즘은 손님의 눈높이가 참 높아지셨어요. 손님들이 맛있다 말하는 포인트를 모르면 안 되겠더군요. 더불어 잘 하시는 분들께 자극을 받곤 하죠. 

우아한 가문의 품격, 그 디테일과 정교함
궁중음식, 반가음식, 옛 선생님과 어르신들의 눈부신 유산들 

정교하고 섬세한 반가음식, 자연의 에너지를 응축한 향토음식, 손끝으로 요리하면서 그 힘을 얻습니다. 시간은 흐르지만 고귀함은 남아요. 윗 세대의 전통을 가치 있게 살려서 아랫 세대로 전하는 일. 과거와 미래의 점을 이어 하나의 명맥을 잇는 일이 저의 소명이라 생각됩니다. 저의 주변에는 좋은 스승과 선배, 동료들과 후배들로 가득합니다. 온지음에서는 반가음식을 모토로 하고 있어요. 단순히 과거의 양반가에서 전해오는 음식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어요. 반가음식은 예로부터 전국 8도에서 최상급 식재료를 가지고 솜씨 있게 요리하고 전통으로 내려온 문화유산이예요. 그런 관점에서 향토음식의 정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가 음식, 궁중음식, 향토음식, 사찰음식, 이 모두가 전체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식문화입니다. 옛 음식은 고루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에 묻어있는 전통의 흔적은 감동스럽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온지음의 음식도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의 음식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아니에요. 좋은 느낌에 다시 기억하여 현대적으로 재현하고자 했어요. 그리고 온지음에서는 한달에 두번씩 인문학 교육을 해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스터디 하죠. 씽킹핸즈 (Thinking Hands)를 추구합니다. 생각하는 손이죠. 손으로 칼과 불을 다루기에 앞서 사람과 사회의 건전한 성장에 대한 내성 성찰이 중요해요.

더 알아보기:  레스토랑 온지음에 대한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 민희기
© 민희기

응축된 힘과 거칠 것 없는 속도감
동료와 혼연일체로 이룬 파워, 손님의 격려는 가속도

요리를 하다가도 지치고 두렵고 무서울 때, 동료들을 떠올리면 든든합니다. 한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여정이 즐겁거든요. 박성배 셰프는 든든한 지원군이죠. 두 사람이 다른 분야에 있다가 온지음에서 만났어요. 저는 교육계에 오래 있었다면 박셰프님은 현장에 오래 계셨어요. 두 사람의 손발이 참 잘 맞아요. 저는 정서적인 디테일을 챙기고 박셰프님은 현대적이고 진취적인 역할을 합니다.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보기에 닮아가는 것 같아요. 반면 후배를 아우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온지음은 사람을 키우기 위해 모인 곳인 만큼 조금 더 너그러워 지자 스스로 다짐해요. 셰프가 행복하지 않으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어요. 스텝을 뽑을 때 기본자세를 엄격히 봐요. 건강하고 아름다운 요리를 하는데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면 안되요. 요리할 때만큼은 자극적인 음료나 인스턴트 음식은 먹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음식 하는 사람의 미각을 망치니까요. 온지음의 전 스텝이 혼연일체가 되는 순간 신나게 음식을 하고 손님과 더불어 행복해합니다.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한 만큼 맛있어지는 요리, 어머님의 음식은 하나의 씨앗이 되어 

27살에 궁중음식연구원에서 한식을 시작했어요.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져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반가음식으로 이어졌어요. 음식을 만들고 먹는데 너무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렇게 멋스럽고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제 인생에 절반을 한식을 배우고 가르치고 요리하고 있지만 지금도 그 훌륭한 가치에 가슴이 뜁니다. 특히 어머님의 삶은 제 인생의 모토예요. 어렸을 적 가정형편이 녹녹치 않을 때도 어머님은 손수 음식을 모두 챙기셨어요. 장과 김치를 직접 담으시는 것은 물론이고 거피팥을 백앙금으로 내어 프라이팬에 상투 과자도 구워주셨어요. 좋은 계란이 생기면 카스텔라도 만들어 주셨죠. 어머님을 따라 장을 보는 것은 어린 제게 큰 기쁨이었죠. 어머님은 서둘러 물건을 사는 법이 없었어요. 시장을 한바퀴 휘둘러보시고 그 중에 가장 싱싱하고 좋은 것들을 알뜰하게 구매하셨죠. 어머님의 음식은 저에게 흔들림 없는 행복감을 주었어요.

과거의 흔적을 현재의 멋진 전통으로 살려내는 힘
발효의 깊은 맛, 조화와 균형, 계절의 식재료 

온지음에서 한식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예요. ‘한식의 가치를 찾아내고 젊은 셰프들에게 교육을 통해 전통 문화를 잇게 하자.’ 라는 소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기본은 전통장(傳統醬)이예요. 된장, 고추장, 간장도 못하는데 한식의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모든 요리는 장맛에서 시작되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직접 장을 담고 발효 숙성시킵니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한계가 있어서 남양주 조안리에 좋은 장소를 마련하여 발효시키고 있어요. 특히 김치는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고 익힐수록 맛이 달라지니 그 과정을 연구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사람의 조리법 보다 재료나 계절이 맛과 향이 훨씬 고급스러워요. 음식의 절반 이상은 식재료예요. 경동시장과 노량진 시장에 좋은 거래처를 마련해 뒀어요. 그리고 산지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은 온라인이나 유선을 통해서 직송시키고 있어요. 이렇게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활용할 수 있으니 시대가 좋아졌어요. 

© 민희기
© 민희기

한식의 중심과 가능성
가치의 발견과 지속적인 창조

한식은 반상으로도 코스로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식에는 나누는 정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조금씩 주다 보면 아름답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코스를 짜지만 그 중 한두 가지는 꼭 공유하는 음식을 넣곤 합니다. 수북이 담아야 예쁜 음식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잡채는 푸짐히 담고 위에 잣가루나 배채로 고명을 올려야 맛있어요. 변주를 주지만 튀지 않게 하죠. 그리고 더욱 고급스럽게 재현하려고 노력합니다. 한식의 가치를 더 끄집어 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것인데 모르는 것들은 새로운 것이예요. 그렇다고 틀에 박힌 사고는 하지 않습니다. 옛 것과 지금의 가치를 조화롭고 멋스럽게 만들어 내는 것이 온지음의 지향점입니다.

© 윤준환
© 윤준환

나의 여정이 또 하나의 길을 만들 수 있다면
전통의 재발견, 고급화와 대중화, 이타적인 베풀기

한식은 발효의 평온한 맛에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에너지가 있어요. 건강식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더욱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 먹는 사람을 배려하는 음식에서 저희는 한식의 정체성을 찾고 있어요. 이제 기반이 탄탄해지면 맛있는 곰탕, 진주식 비빔밥, 백화반 등등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들고 싶습니다. 더불어 한식을 외국에 알리는 일도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한식이 얼마나 고아하며 풍미로운지 월드와이드 테이블에서 멋지게 선보일 것입니다. 계절의 나물, 자연이 키운 농수산물, 발효의 깊은 맛은 정말 소중합니다. 이제 50에 접어드니 요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이 해주셨던 음식, 선생님께 배웠던 기본, 전국 곳곳의 요리 명인들께 공부한 자세들이 어느덧 제 인생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채워가게 됩니다. 그 분들의 연륜은 디테일로 나오더군요. 음식을 통해 사람의 인생이 전해지는 듯하니 감동입니다. 아직도 배울 것들이 많습니다. 고조리서나 문헌에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놓치기 쉬운 조리법,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방식이 무궁무진해요. 그리고 삶의 선상에서 80세 이상 되신 어르신들이 참으로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계세요. 처음에는 ‘배우니 재미있고 잘하고 싶다’에서 시작했지만 선현들이 어렵게 만든 시작점과 인도해 주신 그 길이 내가 잘못하면 끊길 수도 있다 생각하니 아찔하더군요. 저도 잘 이어야 해요. 그리고 다음 세대가 걸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제네시스가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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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는 진정한 럭셔리를 향유하길 원하는 고객에게 가장 훌륭한 자동차와 최상의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대한민국 최초 고급 자동차 브랜드이다.
현재 플래그십 대형 SUV인 GV80 및 세단라인업- 플래그십 초대형 세단 G90, 고급 대형 세단 G80 및 고급 중형 세단인 G70-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 2018 브랜드 리포트 카드(Brand Report Card) 1위,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 2018 신차품질조사(Initial Quality Study)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하였으며, 2019년에는 G70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어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기술력을 입증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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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은 photo by lamainedition로 부터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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