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4년 4월 24일

서울과 파리, 김나래 셰프가 파크하얏트에서 이어갑니다

오후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실내에서 부리는 여유, 어디서 찾으시나요? 지난 몇 주간 봄꽃따라 도시의 외곽으로 나섰다면, 이제 도심 속 휴식도 꽤나 매력적으로 느껴질 때입니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나른한 오후에 즐기기에 좋은 간식을 모아 “프렌치 구떼”를 준비합니다.

프랑스 디저트를 떠올리면, 바로 생각나는 건 은은한 버터의 향과 맛이 아닐까요.코 끝에 바로 버터향이 피어나고, 그 위에 올려지는 온갖 과일과 초코렛이 떠오르죠. 한 가득 구운 과자와 케이크를 꺼내서, 모두가 둘러앉아 먹는 모습도 그려집니다. 월드셰프 글로벌 페이스트리 챌린지에서 두 번 우승하고, 프랑스의 한 레스토랑 가이드에서 2024년 최고의 파티시에로 선정한 파크 하얏트 방돔의 김나래 수석 파티시에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건, 이렇게 코 끝과 입 안에 풍미를 가득 채우는 디저트의 잔향과, 그 디저트를 나눠 먹는 풍경입니다.

김 셰프가 빵과 과자를 굽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나누는 기쁨 때문이었습니다. 재료를 배합할 때 최소 분량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한 두개만 굽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죠. 무엇을 만들어도 친구와 가족들과 나누고, 그걸 먹으며 행복해하고 인생의 달콤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누는 행복과 즐거움을 깨달은 겁니다.

그 기쁨을,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4월 28일까지 나눕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정상협 셰프와 함께 파리의 맛과 서울의 맛이 함께하는 오후의 간식과 음료를 준비했습니다. 프랑스 말로 바꿔서 부르자면 구떼 (Gouter)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학교 끝나고 떡볶이 먹으러 가듯이, 오후에 일상적으로 먹는 간식을 프랑스 구떼라고 합니다” 라고 김나래 셰프는 설명합니다. “빵 사이에 초코렛을 끼워 넣고 샌드위치처럼 먹거나, 아침에 먹고 남겨둔 케익이나 디저트를 조금 더 잘라먹는, 그런 즐거운 간식입니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준비한 "프렌치 구떼" [파크하얏트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준비한 "프렌치 구떼" [파크하얏트서울]

짭짤한 한 입 거리는 정 셰프가 준비했고, 그 뒤 디저트는 김 셰프의 맛이 이어집니다. 한국에서는 식후 간식으로 과일을 주로 먹는 것에 착안해서, 감귤류의 과일을 조려내고 펜넬과 벌화분을 함께 한 디저트를, 짭짤한 코스 뒤에 바로 준비합니다. 그런 후 단맛의 향연이 이어집니다. 프렌치 클래식 중 하나인 마블 케이크와 헤이즐넛 슈 등 다섯 개 가량의 디저트를 준비합니다.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구떼는 조금 더 클래식한 맛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셰프의 개성과 시대의 트렌드에 따라 프랑스에서 인기있는 디저트의 스타일도 달라지듯이, 김 셰프의 손 끝에서 만들어지는 디저트도 당연히 다릅니다. 전세계에 거쳐서 한식의 요소가 유행처럼 퍼져나가는 요즘, 김 셰프가 프랑스에서 지금 현재 고민하고 있는 디저트란 어떤 것 일까요?

일상에서 접해서 익숙한 재료의 조합

사람들이 기대하는 한국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것보다, 내가 먹고 자란 식재료를 넣는다고 생각하고 디저트를 만듭니다. 꼭 어떤 재료를 독특하게 사용하지는 않아요. 프랑스 디저트를 만들 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재료에 한국인이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재료를 넣는 거죠. 예를 들어 호박은 프랑스에서도 많이 쓰는데, 호박 스프를 만들 때, 호박죽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죠. 설탕이 아니라 조청을 넣어서 단맛을 추가하고, 새알을 넣는 것처럼 패션푸르츠 소르베를 떡으로 감싸서 넣어요. 호박을 구운 후에 짜고 걸러서 깨끗한 주스를 뽑아내서 따뜻하게 준비하고, 차가운 패션푸르츠 소르베는 호박으로 만든 떡으로 감싸서 녹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또 노란 망고를 동그랗게 떠내서 같이 준비해요. 통카, 넛맥 등이랑 머랭을 같이 넣어서 자연스럽게 향신료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루바브를 사용할 때는 이천쌀을 함께 사용했어요. 루바브를 손질할 때마다, 붉은 색깔과 길다란 모습이 마치 회 뜨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초밥의 형태를 차용해 볼 생각을 했어요. 프랑스의 쌀 푸딩인 히오레를 만들어서 아래에 놓고, 그 위에 생선을 올리듯이 얇고 길게 손질한 루바브를 올립니다. 디저트에 맞게끔 이천쌀을 어떻게 얼마나 익히느냐가 가장 어려워서 여러번 실패를 거듭하면서 레시피를 만들었어요.

된장을 섞은 보리밥을 많이 먹으니, 된장 카라멜 아이스크림과 함께 곡물의 맛을 더한 튀일을 올리기도 합니다. 결국 유행은 돌고 도니까, 저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요리를 해요. 그게 나만의 스타일이 담긴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파크 하얏트 방돔의 김나래 수석 파티시에
파크 하얏트 방돔의 김나래 수석 파티시에

디저트 시장, 그 변화의 시작은?

전체적인 음식 문화가 발전이 되어야해요. 프랑스 문화를 보면, 뭐든 아껴 쓰고, 뭐든 오래된 것을 보존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요. 일례로 와인을 보면, 땅을 계속 사용해서 한 병이라도 더 생산하는 게 아니라, 땅에 휴식기도 주면서 양질의 포도를 생산하려고 하잖아요. 인류 사회에서 자연과 더불어 간다는 인식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농장이나 가공하는 업체들의 시스템과 인식이 바뀌면서 시장의 다양성이 생기고, 시장 내에서 회전도 생기고, 그렇게 문화가 발전하겠죠. 좋은 버터를 만들기 위해서 원유회사들이 소를 풀밭에 풀어 두고 볏짚을 먹게 하고, 셰프들은 각자에게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면, 화학처리 된 재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죠. 그렇게 그 나라 안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료를 서로 함께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제가 프랑스에 와서 요리하면서 느꼈던 게, “지난 시간동안 만들어진 좋은 제품이 많아서, 내가 이런 맛을 만들어낼 수가 있었구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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