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 Out 1 minute 2023년 2월 28일

셰프의 미식 여행: 강민철 셰프의 프랑스

3년만의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셰프는 프랑스에서 어떤 것을 먹고 마실까요? 강민철 셰프가 프랑스와 파리에서 추천하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강민철 레스토랑의 강민철 셰프는 전세계적인 프렌치 파인다이닝에서 쌓아온 시간을 서울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떠났던 미국에서 프렌치 퀴진을 접하고, 홍콩을 거쳐 프랑스 파리의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클래식 프렌치 퀴진의 전설적인 셰프들에게서 얻은 가르침이 지금의 그를 완성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서 1스타를 받은 그에게 시그니처 메뉴가 무엇이냐 물었을 때 셰프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답을 내어놓았습니다. "강민철 레스토랑에는 시그니처 메뉴가 없습니다." 그 시기의 가장 좋은 재료에 가장 알맞는 조리법과 소스를 곁들일 뿐이기에 메뉴는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클래식 프렌치의 밀도감있는 소스와 맛을 기반으로 하지만 한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다채롭게 풀어내는 음식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하게 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7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셰프에게 파리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는 현지의 주방에서 일하며 일상속에서 프랑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의미였다고 이야기합니다. "파리에서 머무는 동안의 가장 큰 즐거움은 역시 다양한 식자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채소와 육류, 해산물 등이 나고 자라는 땅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즐어움이었어요. 셰프로서도 즐거웠지만, 일상속에서 그런 식자재들을 구입하고 요리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미식의 도시인 파리, 그리고 프랑스에서 추천하고 싶은 곳들에 대해 강민철 셰프에게 물었습니다.

Guy Savoys
Guy Savoys

- 파리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은 기 사브아(Guy Savoy)

기 사브아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기준으로 보나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프렌치를 선보이는 곳 중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곳이기 때문에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이곳을 가장 먼저 꼽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는 르 퐁트 트래버스(Le Pont Traversé)

이곳은 과거에는 정육점, 서점이었고 현재는 카페이자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인데요, 델리숍까지 겸하고 있는 복합적인 공간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푸른빛의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데, 곳곳에 숨어있는 통적이면서도 특별한 장식들이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미라주르(Mirazur)의 풍경
미라주르(Mirazur)의 풍경

- 프랑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레스토랑은 미라주르(Mirazur)

남프랑스의 해안가 도시 망통(Menton)에 위치한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미라주르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셰프 마우로 콜라그레코(Mauro Colagreco)가 농장에서 직접 생산한 제철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을 선보이는 곳입니다. 음식은 사실 말할 것도 없지만,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어요. 이곳이야 말로 '세련됨'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프랑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식사는 레 로지(Les Loges)

리옹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호텔 중 하나에 있는 로지 궁정에서 즐기는 안토니 보네트(Anthony Bonnet) 셰프의 요리가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창의적인 재료의 조합이 주는 새로운 식감에서 느꼈던 즐거움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와인바는 르 바라브(Le Barav)

이곳은 레스토랑이자 바인데요, 르 바라브의 지하창고에는 소믈리에가 엄선한 최소 250개 이상의 와인이 언제나 준비되어있습니다. 무엇을 마셔도 실패가 없죠. 그래서 와인을 마시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입니다 .

-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빵집은 프레데릭 코민(Frédéric Comyn)

파리에는 매년 최고의 바게트를 만드는 장인을 선정하는 대회가 있는데, 프레데릭 코민은 2022년에 파리 최고의 바게트를 선보이는 곳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14살부터 제빵을 시작한 다미엉 드덩(Damien Dedun) 셰프의 바게트는 파리에 간다면 꼭 맛봐야 해요.

- 가장 신선한 채소를 살 수 있는 곳은 마르쉐 바스티유(Marché Bastille) 

마르쉐 바스티유, 바스티유 시장은 파리에서 가장 큰 푸드마켓 중 하나입니다. 신선한 채소 뿐만 아니라 과일, 향신료, 치즈, 육류, 어류 등 다양한 식자재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인데요, 저도 프랑스에 살 때 이곳에서 늘 장을 봐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전설적인 셰프 폴 보퀴즈(Paul Bocuse)와 그의 레스토랑
전설적인 셰프 폴 보퀴즈(Paul Bocuse)와 그의 레스토랑

- 클래식 프렌치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은 폴 보퀴즈(Paul Bocuse)

프랑스 요리를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요리를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셰프인 폴 보퀴즈 셰프의 레스토랑입니다. 요리인으로서는 최초로 레종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수상한 프렌치 요리계의 전설적인 분이죠. 2018년 1월 향년 91세로 사망하셨지만 그 전설과 명성, 그리고 맛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요. 클래식 프렌치의 정수를 맛보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리옹의 폴 보퀴즈 레스토랑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 지금 다시 파리에 간다면 가장 가보고싶은 레스토랑은 르 쾅시(Le Quincy)

전통을 자랑하는 캐주얼 프렌시 레스토랑입니다. 미쉐린 가이드 파리에 선정된 레스토랑이기도 한데, 엄선한 지역 특산물을 레스토랑 특유의 레시피와 비법으로 제공하고 있는 곳이에요. 아주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이기도 한데, 파리에 다시 간다면 이곳에서 꼭 와인과 함께 여러가지 음식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파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먹고 싶은 것은 크로아상과 커피

어떤 식당을 가고싶다는 마음 보다는 눈에 보이는 아무 카페에 들어가서 따뜻한 크로아상에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근처 빵집에서 따뜻한 바게트를 사서 쥐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고요. 셰프로서 추천한 다양한 레스토랑들도 좋지만, 생활인으로서의 프랑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요. 인터뷰라서 하는 말은 아니고, 정말 파리에 갈 때 마다 저는 그렇게 하거든요. 파리를, 그리고 프랑스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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