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3년 10월 28일

불향과 마라, 차이니즈 레스토랑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면 내심 따듯하고 매운 음식이 생각납니다. 지금 차이니즈 레스토랑을 찾아가신다면 불향과 마라가 연출하는 가을의 별미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올 가을은 10월의 햇살과 11월의 바람, 12월의 추위가 함께 묻어나는 듯 합니다.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면 내심 따듯하고 매운 음식이 생각납니다. 한국에서 매운맛이란 청양초나 태양초의 칼칼하고 얼큰한 맛이 전형적인데요, 최근 중식의 마라(麻辣)와 불향이 매운맛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사랑 받고 있습니다. 지금 차이니즈 레스토랑을 찾아가신다면 불향과 마라가 연출하는 가을의 별미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마라와 불향
중식 가운데 한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쓰촨 요리는 마라와 불향이 핵심입니다. 마라는 얼얼하게 매운 맛인데요 쓰촨에서 경작되는 작은 고추가 칼칼하고 강렬한 매운맛을 담당하고 화자오(花椒)라는 향신료가 조용히 통각을 자극하여 입과 혀가 마비되듯 얼얼하게 만듭니다. 이 양념들은 불과 기름의 에너지를 받아 절정에 달합니다. 이를 잘 이해하는 조리장들은 고추와 향신료를 기름으로 내어 요리를 볶거나 소스를 만드는데 적용하고 마라와 불향을 조합하며 극강의 풍미를 창조합니다. 마라와 불향은 각기 성격이 다른 육고기, 해산물, 제철 채소, 버섯 등 다채로운 식재료를 용광로처럼 하나로 융합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도림 桃林
롯데호텔의 37층에 자리한 고메(Gourmet) 차이니즈 파인 다이닝 도림에서 올 가을에는 마라(麻辣)의 향연을 선보입니다. 중식의 고급감과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곳이기에 “고급스러운 마라”를 표방합니다. 특히 한국적인 얼큰함과 감칠맛에 쓰촨의 풍미를 더하여 새로운 매운맛을 창조하는데요, 홍등처럼 영롱한 수제 고추기름이 핵심입니다. 매운맛의 중심은 한국의 태양초 고추가루를 쓰고 쓰촨의 화자오를 더하여 담백하면서 깔끔하게 장식합니다. 대표적인 메뉴로 마라팔보채와 마라탄탄면이 있으며 도림 특유의 우아한 마라를 선보입니다.

중후함과 모던함이 어우러진 공간 © 도림
중후함과 모던함이 어우러진 공간 © 도림

마라팔보채
팔보채는 여덟 가지 보배로운 재료로 특별한 날에 차려 먹는 요리입니다. '팔'이라는 숫자가 행운과 풍요로움을 상징하죠. 도림은 전복, 해삼, 관자 등 신선한 고급 해산물과 다채로운 제철 채소들을 아낌없이 넣어 팔보채의 품격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조리장은 특제 고추기름을 만들고 강한 불을 다스리며 고급스러운 매운맛을 연출합니다. 색감이 홍등처럼 영롱하기에 귀한 손님을 모시거나 축하하는 자리에 어울립니다.

산해진미에 마라와 불향이 잘 어우러진 마라팔보채 © 도림
산해진미에 마라와 불향이 잘 어우러진 마라팔보채 © 도림

마라탄탄면
도림에서 추천하는 가을 메뉴 탄탄면은 조리장이 가장 애정을 갖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두반장과 고추기름, 화자오로 고급스러운 매운맛을 연출하고 땅콩과 땅콩버터를 가미하여 고소하게 마음을 두드립니다. 면과 함께 씹히는 아삭아삭한 채소는 궁채(줄기상추)입니다. 탄탄면은 탕면과 비빔면 두 버전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탕면에는 싸늘한 날씨를 따뜻한 온기로 녹이고 비빔면에는 개인의 외로움을 한데로 융합하려는 셰프의 기원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을 흥분시키지 않지만 강한 울림으로 남는 고급스러운 마라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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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탕과 융합의 비빔 마라탄탄면 © 도림
따뜻한 탕과 융합의 비빔 마라탄탄면 © 도림

팔레드 신 Palais de Chine
레스케이프 호텔에 들어서면 유럽의 성에서 시간을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호텔 6층에 자리한 차이니즈 레스토랑 팔레드 신은 상하이의 멋과 맛을 아름답게 연출합니다. 이곳은 중식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창의적인 조리법으로 변주를 주는데, 올 가을에는 마라와 불향이 그윽한 요리를 선보입니다.

상하이의 절정을 연상시키는 공간 © 팔레드신
상하이의 절정을 연상시키는 공간 © 팔레드신

차수구버섯볶음
가을의 보석이라 불리우는 식재료 버섯, 그 중에서 차수구 버섯을 선택했습니다. 차수구는 차(茶)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쫄깃한 식감과 그윽한 향이 매력적입니다. 이 버섯과 돼지고기, 쪽파, 홍고추를 넣어 마라 풍미가 가득한 화조유로 불향을 담아 볶아냅니다. 입에 넣으면 짭조름하고 매콤한 맛이 서두를 장식하고 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다가 마라 특유의 화사함으로 결말짓습니다. 따끈한 쌀밥에 올려 먹기에 좋고 백주나 맥주의 안주로도 훌륭합니다.

차수구 버섯볶음 © 팔레드신
차수구 버섯볶음 © 팔레드신

상해식 파향소고기볶음이면
팔레드 신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불향 가득한 볶음면입니다. 특히 얇은 면발의 유탕면 '이브면' 을 사용했는데요 면 자체가 고소하며 소스를 흠뻑 머금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방장은 자신의 특제 소스로 불향과 파향을 면에 가득 담아 볶아냅니다. 토핑으로는 소고기, 표고버섯, 튀긴 파가 올라가는데 면 한 그릇에 풍부한 영양을 더하면서 고급스러운 풍미를 완성합니다. 짜장면이 지겹다 싶을 때 새로운 별미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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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식 파향소고기볶음이면 © 팔레드신
상해식 파향소고기볶음이면 © 팔레드신

레드문 Red Moon
밤을 잊은 가을 비밀스럽게 흥성거리는 쓰촨 타파스 바 레드문. 아는 사람만 입소문으로 찾아가는 곳인데요 작고 붉은 달이 간판을 대신합니다. 술 한잔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차이니즈 타파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고사성어처럼 걸려있는 '참지마라(參知麻辣)' 네 글자는 ‘참된 마라의 맛을 함께 알아가자’는 의도와 ‘마라의 매력은 거부할 수 없다’라는 의미가 중첩되어 손님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 © 레드문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 © 레드문

쓰촨식 비빔면
엔젤헤어 파스타에 라조유와 화자오로 마라의 풍미를 근사하게 입힌 콜드누들 입니다. 방울 양배추를 비롯한 야채는 강불로 구워 불맛을 입히고 도톰한 베이컨은 바삭하게 튀겨냅니다. 입안에서 터지는 지방의 맛이 마라를 녹진하게 완성합니다. 땅콩이 고소함을 담당하고 송송 썰어 흩뿌린 파는 비빔면에 경쾌한 식감과 산뜻함을 더합니다.

쓰촨식 비빔면과 라즈지 © 레드문
쓰촨식 비빔면과 라즈지 © 레드문

라즈지 - 쓰촨식 닭튀김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에 고추와 화자오, 라조유, 마라유로 조리하여 마라의 정점을 선보입니다. 소스의 수분기 없이 짧은 시간 강불로 볶아내기에 향이 강렬합니다. 마라의 향을 입은 닭튀김이 입안으로 들어오면 매콤함이 하늘을 날다가 육즙이 입안에 울려 퍼지니 마치 불꽃놀이를 연상하게 합니다. 밥을 추가로 주문하여 올려 먹어도 좋고 백주 베이스의 특제 칵테일에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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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가이드와 함께라면 미식으로 떠나는 중국 여행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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