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1 minute 2024년 8월 21일

부산의 정취를 품다: 모리에서 느끼는 계절의 미학

김완규 셰프의 정성과 열정으로 완성된, 부산의 계절을 담은 일본 요리의 예술

“부산의 풍부한 식재료로 계절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합니다.”

2024 미쉐린 가이드에서 1스타에 선정된 부산 해안가에 위치한 일본 요리 전문점 '모리'는, 그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풍부한 수산물을 기반으로 한 일본식 코스요리 가이세키의 자연스럽고 정갈한 맛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김완규 셰프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무엇보다도 손님들로부터 시작됩니다. 모리의 콘셉트는 부산의 풍부한 식재료를 활용해 계절의 변화를 담아내는 것인데, 그는 이를 통해 부산의 계절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부산은 해양도시로서 풍부한 수산물이 요리에 많은 영감을 줍니다. 그 영감을 바탕으로 메뉴를 구성하며, 이를 통해 부산의 계절을 담아내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침 일찍부터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구입하고, 정성껏 손질하여 준비한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실 때, 그 순간이 가장 보람됩니다. 손님들의 ‘맛있다’는 한마디가 저에게는 요리에 대한 애정을 더욱 깊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것은 그의 요리사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는 “미쉐린 원스타를 받았을 때,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그 덕분에 지금도 사랑받는 업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업장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군대 취사병 시절, 요리의 매력을 발견하다

김 셰프는 육군 취사병으로 복무하며 요리의 매력에 처음 눈을 떴습니다. 그는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일하면서 요리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 식재료를 다루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요리의 즐거움을 깨달았습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제대 후 그는 일본 요리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군 복무 중 일본 요리사들이 카운터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동경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대 후 바로 일본 요리에 뛰어들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요리 여정은 고향인 창원의 일본 요리 전문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처음 주방에 들어선 그는 기본기를 다지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나갔습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셰프는 "한국에서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습니다,"라며 "진정한 일본 요리를 배우기 위해 29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수련을 이어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 만난 멘토, 요리 철학을 확립하다

셰프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일본 요리를 처음 시작한 초기였습니다. 그는 “처음 일본 요리를 시작했을 때, 내가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일본 요리인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한국에서의 모든 일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기로 결심한 것이야말로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그는 극복 방법에 대해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에서의 경험은 그의 요리 철학에 깊이 뿌리내렸습니다. 특히 도쿄 '스시와 쇼쿠조리 전문학교'에서 만난 하세가와 교장은 그의 요리 인생에서 멘토이자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는 “하세가와 선생님은 요리의 기본뿐만 아니라 요리사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까지 철저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가르침은 지금도 제 요리 철학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부산에 '모리' 오픈, 자연스러움과 계절감을 담다

35살이 되던 해,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에 '모리'라는 일본 요리 전문점을 열었습니다. '모리'라는 이름은 그의 아내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셰프는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하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에 좋은 요리를 만드는 것을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는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하기 위해 제철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시각, 촉각, 미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면서도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태 옥수수 솥밥 ⓒ모리
금태 옥수수 솥밥 ⓒ모리

그의 시그니처 요리 중 하나인 금태 옥수수 솥밥은 그날 경매에서 최상의 금태를 매입한 뒤, 기장에서 나는 다시마로 밥물을 만들어 요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는 “금태를 손질한 후, 소금물에 담가 반나절 동안 말린 다음, 숯불에 구워 옥수수와 당조고추를 넣어 밥과 함께 준비합니다. 이 과정은 여름의 신선함을 가득 담아내기 위한 것이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정성스럽게 준비된 금태 옥수수 솥밥은 그만의 독창적인 조리법과 신선한 재료가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선사합니다.

은어구이 ⓒ모리
은어구이 ⓒ모리

또 다른 시그니처 요리인 은어구이는 여름을 대표하는 생선으로, 일본에서는 여름철에 즐겨 먹는 재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과거 강변에서 자주 잡혀 즐겨 먹던 은어는, 현재 큰 사이즈만 유통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밀양의 은어 양식장에서 한 해 전 치어를 주문해 여름에 요리하기 적합한 크기로 자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 결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한 은어를 여름 한철 동안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사용하게 됩니다. 요리 과정에서는 은어를 꼬치에 꽂아 머리를 아래로 하여 비장탄을 사용해 천천히 굽습니다. 이때, 몸속 지방이 머리 쪽으로 이동해 머리는 튀김처럼 바삭하고, 몸통은 고소하게 구워지며, 오랜 시간 천천히 구워진 꼬리는 말린 듯한 식감으로 완성됩니다.


김 셰프는 전통과 창의성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는 “전통 요리는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온 문화의 표현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 전통의 의미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조리법과 섬세한 터치를 더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고자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그는 전통의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요리로 변형하는 것이 요리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리의 향후 목표는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점으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그는 “더 많은 후배 셰프들을 양성해 일본 요리 전문점이 많이 생기고, 부산의 해양수산물 특성화를 이끌어가는 업장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미래에 '모리'를 브랜드로 성장시켜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셰프는 후배 셰프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리의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얻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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